5·16이후 언론계에서 정계로 진출한 후 30여년을 '여당 속의 야당'으로 살아온 이만섭(李萬燮)국민회의 상임고문이 7·12 당직개편에서 총재권한대행에 임명됐다. 문민정부 시절 국회의장 직을 물러난 이후 97년 대선 정국에서 신한국당 경선관리 대표, 국민신당 총재 등을 지냈지만 그로 봐서는 화려한 정치적 부활이 아닐 수 없다.
이대행 임명은 지난 대선 중 이인제후보와 함께 신한국당을 박차고 나와 국민신당을 창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신한국당 이회창후보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주었고 김대중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데 대한 보답의 성격도 없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그가 대구출신이라는 점은 김대통령이 국민통합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계속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당시 실세 이후락·김형욱씨에 대한 제거를 박정희전대통령에게 건의하는가 하면 3선 개헌 반대, 정풍운동의 일환으로 김종필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개를 보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꼿꼿하고 바른 말 잘하는'인물이라는 점에서 자기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는 당의 위상을 얼마나 회복시키고 국민회의를 정치의 중심으로 복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다. 다만 그가 공동여당의 2대 주주인 김총리와 줄곧 불편한 관계였다는 점을 들어 국민회의와 자민련 간의 긴장관계를 점치는 인사들도 없지 않다.
7선 의원으로 국회의장을 지냈고 한국국민당과 국민신당의 총재, 신한국당 대표, 국민회의 상임고문 등 화려한 정치 이력에서 보듯 현 정치권에서 3김씨를 제외하고는 첫 손 꼽을 만한 우리 현대 정치사의 산 증인인 이 대행의 정치적 행보가 지역적 기반이 다른 국민회의에서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주목된다.
〈李東寬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