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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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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연출가들이 연극의 예술적 실험을 위하여 전통적 극장 공간을 거부하고 새로운 연극 공간을 찾으려고 폐쇄된 기차 역사나 교회, 창고, 광장 등에서 자연적인 환경 공간을 무대화해서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면서 연극적 창조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 이상원 각색·연출로 공연된 셰익스피어 작 '로미오와 줄리엣'(문화예술회관 광장, 7월29~31일)광장 연극은 실내 공간이 아닌, 문화예술회관 대·소극장 앞 공간과 바깥 건물을 자연스럽게 이용함으로써 현실감 있는 연극적 감동과 함께 시민들에게 문화적 위안을 준 뜻있는 공연이었다.

광장 연극에서 중요한 점은 연출의 실험적 창조성인데 연출은 작품 선정에서 원수 집안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 사랑이라는 어느 시대나 볼 수 있는 보편성으로 대중성 확보와 함께 원작의 압축적 구성을 재해석해서 삽화적 구성과 해설자의 등장으로 연기자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고자 한 연극적 시도가 좋았다. 또한 극의 분위기에 따른 장면에서 자연 환경적인 공간인 대극장 2층 발코니, 소극장 정문 옥상의 줄리엣 방의 사용, 기본적인 무대장치인 철골 구조물 계단의 이용, 결혼식 장면에서의 기중기 사용, 로미오와 줄리엣의 숭고한 사랑의 죽음 장면에서 수족관의 사용 등과 피아노와 색소폰의 연주, 성악, 슬라이드 등의 사용을 통한 시청각적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로 작품의 비극적 주제인 인간 감정의 극단적 양면성을 드러내는 연출의 실험적 창조성이 돋보였다.

몇 몇 연기자들의 넘치는 힘과 인위적 웃음의 유도로 인한 연극적 진지함의 상쇄, 무선 마이크 사용으로 인해 현장감·거리감이 드러나지 않는 점, 많은 등장 인물들로 인한 산만한 점 등은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척박한 연극적 환경에서 관객에게 다가가려는 연극적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며, 한여름 밤의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가야대교수·연극영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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