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특위'는 27일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인 진형구전대검공안부장을 상대로 청문회를 벌인데 이어 28일 박개성 전기획예산위 공공사업팀장과 유재한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등을 불러 정부의 조직적인 파업유도 의혹을 추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27일 출석한 진 전부장의 '조폐공사 조기 통폐합에 검찰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조폐공사의 통폐합 방침이 결정되기 전인 지난 해 9월18일 진 전부장이 주재한 '공안대책협의회'에서 조폐공사의 조기 통폐합 문제를 논의했는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한 회의 참석자가 '공안2과장이 조폐공사 노사분규는 구조조정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공안과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임금문제로 인한 조폐공사 파업을 구조조정에 결부시켜 논의한 것이므로 공안대책협의회에 참석한 기관들이 조직적으로 파업유도 사건에 개입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청문회에 나온 강희복 전조폐공사사장도 "기획예산위로 부터 98년 9월4일 옥천-경산조폐창 통폐합과 인력감축 등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전기획예산위팀장과 김상렬 경찰청 정보3과장 등 공안대책협의회 참석자들을 상대로 이날 대책협의회에서 조폐창통폐합에 따른 대책이 논의됐는지 여부에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한편 27일 청문회에 출석한 진 전부장은 사건이 불거진 후 강 전사장에게 휴대폰을 사주는 등 사건은폐를 모의한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앞두고 조폐공사 사정을 잘 몰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며 "빌려준 것으로 바로 반납받았으며 몇번 통화하지도 않았다"고 변명했다. 한나라당 서훈의원은 "김태정 박상천 박주선 이기호 진념 등으로 이어지는 공기업 구조조정 비선조직이 운영됐는데 진전부장만 전라도가 아니어서 책임을 지고 '왕따'당해서 구속된 것이 아니냐"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박광태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진 전부장은 이날 두번째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의원이 파업유도 발언당일 폭탄주를 몇잔 마셨냐는 질문에 잔술 몇잔에 이어 서너잔을 마셨다고 대답하면서 파업유도 발언이 '취중농담'이 아니라 '취중실언'이라고 강변했다.그는 폭탄주에 대해 "양주만 마시면 독하니까 맥주와 타서 마신다"며 다소 농담섞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진 전부장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의원과 자민련 이건개의원 등 검찰출신 의원들이 "한 말씀하라"며 적극적으로 해명기회를 주는 등 진 전부장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자세를 보인데 반해 노동운동가 출신인 한나라당 김문수의원과 국민회의 방용석의원은 진전부장을 호되게 몰아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참고인으로 출석한 참여연대 사무처장인 박원순(朴元淳) 변호사는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와 관련, "진 전 부장의 단독소행이라고 한 것은 의문이 있다"며 "따라서 특별검사제가 도입돼 더 밝혀야 할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진 전 부장의 '폭탄주 취중발언'을 직접 듣고 기사화한 한겨레신문 강희철 기자와 한국일보 이진동 기자, 문화일보 노성렬 기자 등 참고인 3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고 나오지 않았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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