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의회정치를 이끄는 수상의 관저다. 이 집에서 역대 수상들은 어떤 정책과 정치구도를 구상해 왔을까. 영광과 좌절을 맛 본 수많은 수상들. 그들은 어떤 정치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영국에 어떤 비전을 제시했는지 더듬어 보는 것도 흥미롭다.
단국대 부설 동양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인 김현수씨의 '수상으로 읽는 영국이야기'는 280년간 의회 민주주의 역사를 일궈낸 영국 수상들의 행적을 통해 민주주의의 뿌리에서 완성까지를 정리한 책이다.
1715년 첫 수상이 된 로버트 월폴에서부터 토니 블레어 현 수상까지 역대 영국 수상은 모두 51명. 초기 수상들은 왕권의 영향력을 벗지 못한 상황에서 거의 휘그당 단독으로 이뤄진 내각제 수상이었다. 그중에는 왕권을 견제한 최초의 수상인 헨리 펠럼을 비롯 '베이비 정치가'로 불린 데번셔공작, 최초의 토리당 수상인 뷰트백작, 영국의 의회민주주의를 강조한 조지 그렌빌 등이 포함돼 있다.
휘그·토리 양당체제로 바뀌면서 영국의회사에 길이 남는 많은 수상들이 배출됐다. 1770년 부임한 노스 경은 책임내각제를 연 수상으로 유명하다. 또 나폴레옹의 유럽 제국화를 막은 윌리엄 피트 수상과 장기집권한 리버풀 백작 등은 이 시기의 대표적인 수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왕권으로부터 절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시기였다.
1834년 윌리엄 4세와 빅토리아 여왕 재위시 왕권개입이 전혀 없는 순수 내각제의 지평이 열리면서 자유당과 보수당 체제로 도약하게 된다. 토리당을 보수당으로 변신시킨 로버트 필 수상과 자유당 설립의 실질적 주역이었던 파머스턴 자작 등이 대표적 인물. 하지만 1, 2차 세계대전은 영국 수상들에게도 시련의 시기였다.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수상은 자유당 마지막 수상으로 기록됐다. 수상보다는 전쟁 영웅이 더 어울리는 윈스턴 처칠 수상도 이 시기의 대표적인 수상이다. 전후 노동·보수 양당 체제로 접어들면서 영국은 노동당에 의해 사회보장제와 국유화가 진행됐고, 민영화라는 대대적 변혁(대처리즘)의 드라마로 일신하게 된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수상과 존 메이저, 토니 블레어로 이어지는 수상의 역사를 통해 저자는 정치의 질적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