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유권무죄(?)

보통 양심적인 사람보고는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이런 사람보고 그렇게 말하면 "천만에요, 우린 법이 없으면 못 살아요. 법이 우리를 보호해 주지 않으면 하루도 못삽니다"라고 답한다. 정말 법은 필요한 존재이다. 옛날 중국을 다시 통일한 진나라는 재상 상앙이 만든 형법, 토지법등 각종 법으로 나라가 부강 하게 되었다. 소위 법치주의가 실현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백성의 삶은 고달팠다. 그래서 그 뒤를 이은 한나라 유방은 법을 간소화 시킨 법삼장(法三章)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게 된다. 그리고 이 약법(略法)조치는 두고두고 현군의 상징으로 오늘날까지도 거론 되곤 한다. 이를 보면 우리 동양은 대체로 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옛날의 법은 백성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군주라는 권력을 위한 존재 였기 때문이리라. 하기야 법치국가의 모범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변호사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라는 유언을 남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니 법은 필요하나 귀찮은 존재 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법은 너무 자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소위 정계개편이라는 이름으로 야당의원을 여당에 영입할 때는 동일 사건임에도 1심의 형량과 2심의 형량이 차이가 나도 너무 났었다. 이러니 국민은 법을 귀찮게 생각할 수밖에. 이번에는 국민회의 중진인 김상현의원 역시 동일사건임에도 1심에서는 징역 5년에 5천만원 벌금형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물론 증언의 내용이 180도 뒤 바뀌었다는 논리도 있기는 하지만-. 원래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는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와 같은 것인가보다.

서상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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