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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고 32회 동기들 '기념사업'후원회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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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를 향해 두려움없이 나아가던 그때 그 열정은 40년이나 지났건만 어제일처럼 생생합니다. 밥 짓고 빨래하는 '여자의 길'을 가면서도 그때 그 용기와 순수함을 한번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대구의 8개 공립고교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선 2·28 민주의거 당시 의거에 동참한 '경북여고 2·28세대'인 32회 동기회(회장 손도자·59· 053-783-0424) 대구 회원 전원(88명)이 최근 '2·28 민주의거 기념사업회'후원회원으로 가입해 화제다.

양갈래 머리 여고생에서 이순을 바라보는 할머니로 변모한 동기생들은 '2·28 민주의거 40주년 특별 기념사업회'(회장 최용호 경북대교수, 053-943-0228)의 자신뿐 아니라 이웃후원회원 모집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00명, 150명씩 가족·친지 후원회원을 모집한 사람, 100만원씩 목돈을 낸 사람도 있다.

"느닷없이 일요 등교령이 내려서 모두 강당에 모여 있는데 누군가 '학생을 정치도구로 이용한다' '수성천변으로 가자'며 고함을 쳤고 다함께 거리로 뛰쳐나왔어요"당시 학생대표(신구자·현 호주 이민)등 다수의 연행 학생, 골목길 변소에 숨었다가 무사히 귀가한 옆반 친구 등 이제 사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2·28만 떠올리면 그때의 열정을 고스란히 떠올린다.

그날 짓밟히던 책들과 하얗게 뿌려지던 공책들 그리고 터져나오는 비명과 고함소리를 잊지 못한다는 경북여고 2·28세대들의 꿈은 소박하다.

"2·28을 너무 몰라 안타깝습니다" "불의를 박찼던 2·28정신이 바로 대구정신이 아닌가해요""후세들이 2·28을 알도록 가정·학교·지역사회에서 가르쳐야합니다"

최용호 회장은 "올곧은 시민정신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할 2·28 대중화운동에 앞장서서 동참해주어서 매우 감사합니다. 2만2천800명의 후원회원을 모집하려 하는데 아직은 50%밖에 확보하지 못했습니다"며 시민 모두가 '2·28로 대구정신의 르네상스'를 일구는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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