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사고 망각증 되풀이

"우리 사회는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잠시 반성하는 척 하다가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잊어버리고 종전의 그릇된 관행을 되풀이하는 총체적 위험사회입니다"

신남네거리 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와 관련, 상인동가스폭발 참사 정덕규 유족회장은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살아있다면 올해쯤 대학에 들어갔을 아들이 생각나 가슴이 미어진다"며 가슴 아파했다. 정회장은 지난 95년 상인동 가스폭발 참사로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아들 지한군을 잃었다.

정회장은 "일반 시민들은 상인동 가스참사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당시 사고처리 과정을 끝까지 지켜봤던 유족들은 오히려 사고 재발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대구시가 진상규명 보다 사태수습에 급급하면서 진실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고 눈가림식 처벌에 그치는 등 우리 사회가 대형참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정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기관이나 사업체가 제대로 책임지고 반성하는지 유족들이 지켜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새벽에 일어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300~400명이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는 것을 주시하고 당국과 시민들이 철저히 반성해야 1년에도 수차례 수백명이 인재로 목숨을 잃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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