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접촉 대신 간접대화로 방식을 전환한 것은 비효율적인 준비절차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지난 8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친 준비접촉을 가졌지만 몇몇 합의사안에 대한 소모전만 되풀이 했다는 자성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도 9일 이같은 대화방식의 전환에 대해 "실무절차를 효율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 적십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실무절차 문제가 매듭되면 양측이 5차 준비접촉을 속개해 마무리 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양측 대표단이 대좌하는 형식의 준비접촉보다 문서협의를 통해 최종 타결을 시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무절차 16개항 중 14개 항이 타결돼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두 개 항을 놓고 입씨름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이 촉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북측에서 이같은 대화방식을 제의했다고는 하지만 우리 측 입장에서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문서교환 형식의 대화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수석대표간 단독회담에서도 합의하지 못한 사안을 적십자 연락관 수준의 접촉에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다. 특히 미결과제인 의제의 표현문제나 취재진의 규모 등에 대해 북측이 기존입장을 고수할 경우 책임있는 양측 당국자간 대화가 더욱 절실해 질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북측이 이같은 대화방식의 제의를 통해 의제문제를 비롯해 취재진의 규모 등 미합의 쟁점을 유야무야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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