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철군이 완료된 몇시간 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는 이례적 장면들이 하루 내내 연출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점령 중에는 생각도 할 수 없던 일. 다음은 AP통신 기자의 현장 보고.
국경 양측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이들 중에는 기념 사진을 찍는 이도, 멍하니 바라다 보기만 하는 이도 있었다. 진심어린 우정 같은 만남도 더러 눈에 띄었고, 긴장하는 모습은 더 많았다. 헤즈볼라 게릴라 몇몇은 소총으로 무장한 채 국경 울타리 바로 가까이까지 걸어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이스라엘 쪽을 바라다 봤다. 이스라엘군 점령 중에는 생각할 수 없던 일. 이스라엘 쪽에서 달리던 승용차에서 운전자가 손을 흔들자, 헤즈볼라 게릴라들도 손을 흔들어 답했다.
접경지대 다른 지점 레바논 쪽. 여기서는 약 100명의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깃발을 흔들며 반이스라엘 데모를 벌이고 있었다. 그 반대쪽엔 기관총을 장착한 이스라엘군 전투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사이를 갈라 놓은 것은 폭 10m의 철조망 무인(無人)지대. 헤즈볼라의 일부는 울타리 너머 이스라엘 땅으로 돌멩이.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이스라엘의 여성 평화운동가 오릿 라브닌 데간이 철조망으로 다가갔다.
"시간이 걸리죠. 인내가 필요합니다. 나는 대화를 믿습니다". 그녀가 철조망 너머 레바논인들에게 외쳤다. 한 레바논 남자가 회답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구속.억류 중인 레바논인들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했다. 이에 데간은, 이스라엘 평화운동가들이 그 레바논인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법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스라엘 철군이 완료된 날 하루 내내, 카메라나 망원경을 갖춘 호기심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접경 레바논 마을 킬라를 굽어볼 수 있는 큰 바위들을 끊임없이 기어 오르내리곤 했다.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보고 싶었어요". 41살의 한 이스라엘 주부가 말했다. 한 소년은 자기 아빠의 소매를 끌어 당겼다. "저것봐, 아빠. 헤즈볼라야!".
과거 서로 마주 치기만 하면 죽이곤 했던 적들이 이제는 총 사용을 자제하고 있었다. 이스라엘군 북부 사령관 아슈케나지 준장은 "양측이 폭력 없는 근접이란 개념에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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