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군 세계 곳곳 말썽

매향리 사격장, 불공정한 SOFA, 도심의 기지 등 주한미군 관련 갈등이 국내에서 주요 이슈가 돼 있지만, 푸에르토리코.일본 등에서도 미군은 비슷한 문제를 잇따라 일으키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사태= 매향리 문제와 꼭 닮았다. 한달 전인 5월4일, 미국은 FBI.보안관.해안경비대.해병대에 2척의 군함까지 총동원, 비에케스 섬의 14개 미군기지를 점거 중이던 300여명의 현지인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점거사건의 직접적 계기는 일년 전의 미군기 오폭으로 인한 현지인 사망 사건. 그러나 갈등의 역사는 훨씬 길다. 미군은 60년 전에 이 섬의 4분의3을 매입, 대서양함대 실탄 훈련장으로 만들었다. 이때부터 평화롭던 이곳이 아수라장이 돼, 3만명이던 주민이 9천300명으로 줄어들고 경제가 망가졌다. 10여년 전 조사에서는 이 섬의 암 발생률이 다른지역 보다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주민들을 끌어낸 나흘 뒤 미군은 사격훈련을 재개했다. 대서양함대가 실탄으로 해.공군 합동 훈련 및 상륙 훈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것이 그 이유. 미군은 대신 약 1천억원의 경제원조, 직업훈련, 첨단 기술산업 유치 등 '당근'을 제시해 주민들을 회유하고 있다.

비에케스는 빠르면 올해 8월, 늦어도 2002년 2월 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만약 사격장 폐쇄를 지지하게 되면 미군은 2003년 5월까지 철수해야 한다. 주민투표 전까지는 공포탄 사격훈련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지난 1월 합의해 두고 있다.

◇일본, 방사능 오염 문제=주일 미군 4만7천명 중 3분의2가 주둔 중인 오키나와의 관리들이 며칠 전 미 해병대가 고철로 처분한 열화우라늄 탄피들이 인체에 해로운 방사능을 방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

미 해병대 소속 제트기들은 1995년 말과 1996년 초 오키나와 근처 산호섬에서 훈련하던 중 1천520발의 열화우라늄탄을 잘못 쏘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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