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 밀항자 전세계 넘나든다

지난 6월18일 영국 도버항에서 58명의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트럭 적재함에 갇힌 채 비참하게 질식사한 충격적 사건이 발생한 후 EU가 '불법이민 범죄조직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그 뒤 지난 30일엔 사상 최대규모의 중국인 밀입국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이 개방된 후 '유러피안 드림' '아메리칸 드림' 등을 꿈꾸며 경제 선진국으로 밀항하려는 중국인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중국인들의 중국 탈출이 '중국인 불법 밀항자에 의한 세계 점거' 사태를 우려케 할 정도이다. 한국.일본 등으로의 중국인 밀항도 끊임 없어, 한국인 해외 여행객의 여권을 훔치려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현재 40억달러(4조4천여억원) 규모인 전세계 불법이민 및 인신매매 시장의 75%가 중국인 불법이민자들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에까지 중국인이 쏟아져 들어가, 지난 일년반 동안 불법 체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러시아 당국이 경고했다.

이렇게 중국인의 밀항이 대집단화한 뒤엔 그것으로 돈을 벌려는 범죄조직까지 창궐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경찰이 지난 30일 파리에 있는 환전소 2곳을 급습, 중국계 밀입국 및 돈세탁 조직 두목급 9명을 비롯해 모두 2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프랑스 전역에 걸쳐 있는 중국계 식당과 가게들로부터 벌어들인 불법자금 2천550억여원을 세탁, 중국에 있는 은행 계좌로 송금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보낸 자금은 중국인들을 유럽으로 밀항시키는 데 이용된 것으로 경찰은 추측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경찰은 중국인의 유럽 밀입국은 동유럽과 오스트리아를 거쳐 들어오는 육로와 항공편을 이용, 곧바로 입국하는 2가지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은 최저 730만원(육로)에서,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한 위조 여행증명 발급 비용을 포함할 경우 1천500여만원에 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밀입국 범죄 조직은 밀항자를 되레 인질 삼아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하고, 안되면 무자비한 살해도 서슴지 않는다고 영국 BBC방송이 구체적 사례를 들어 폭로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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