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패척결 기득권과 결전 불가피

멕시코에 '선거혁명'이 일어났다.

지난 1929년 창당이래 71년동안 집권해 온 멕시코 집권 제도혁명당(PRI)이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변화에 대한 갈망에 밀려 끝내 좌초했다.

창당 이래 최대의 수치를 겪게 된 집권당은 경악과 함께 할 말을 잊은 표정이었으며, 새 집권당이 된PAN(국민행동당)을 주축으로 한 '변화를 위한 동맹'은 승리의 기쁨에 취해 밤새도록 자축하는 표정이었다.

멕시코의 선거 전문가들이 지적해 온대로 이번 대선은 선거운동 중반을 넘긴 지난 4월부터 라바스티다와 폭스 후보간 치열한 선두다툼으로 이전의 어느 선거때 보다 우열을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 4월말 1차 TV 공개토론회 이후 폭스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지지율이 라바스티다를 선거유세 이후 처음으로 6% 포인트 이상의 차로 앞서면서 이미 이변을 예고했었다.

선거 직전까지 멕시코 전체 유권자 5천870만명의 20% 가량을 차지했던 부동층의 향방이 큰 관심을 끌었으나 개표결과를 놓고 볼 때 이들 대부분이 폭스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우익계열인 폭스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혁명'을 통해 제도혁명당의 71년 독주에 쐐기를 박은 만큼 그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크며, 그가 이런 기대와 희망을 어떤 식으로 현실화시킬 지가 향후 관심거리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우선 그가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에 따른 부정부패와 무사안일 척결을 공약을 내세운 이상 공직사회가 거대한 개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군정붕괴를 계기로 이미 중남미 사회를 한 차례 이상 돌풍처럼 훑고 지나간 '과거 청산작업'이 뒤늦게 멕시코에서 재연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도 있다.

아직도 명확하게 파헤쳐지지 않은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정권의 비리와 반정부성향 인사들의 잇단 피살사건, 대형 경제비리 등이 새 정부의 비리척결 의지에 따라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