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은 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그런 불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 금융대란이 예고 돼 있다. 그뿐 아니다. 대형호텔도 공공기관노조도 파업에 들어가 있는 곳이 있고 노사현장에는 노사 모두 법과 이성이 마비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나라가 어지러운 것이다. 이를 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으로 착잡하고 불안하다.
왜냐하면 아직도 제2경제위기설이 가시지 않은 상태가 아닌가. 이러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잘못 되면 우리는 또다시 제2의 IMF위기를 겪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환상에 젖어 있는 듯 현실로 나타난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허황된 꿈만 쏟아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국민은 불안한 것이다. 이러한 갈등구조를 염두에 둔 듯 김대중 대통령은 해결의 3원칙을 천명했다. 충분한 준비를 하고, 당사자들과 성의 있는 대화를 하고, 결정된 정책은 원칙과 국익을 바탕으로 엄격히 집행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를 한 정책은 거의 없었다. 의료대란을 부른 의약분업의 경우도 원칙단계에선 합의를 이뤘으나 실행단계에서는 의사측이 빠진 상태에서 법을 개정 시켰다. 충분한 대화와 준비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금융갈등의 경우도 그렇다. 공적자금을 수십조나 쏟아붓고도 부실이 여전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강제합병에서 자율로 말을 바꾸었다가 그래도 말썽이 일자 이번에는 합병해도 감원은 없다는 등 도대체 일관성이 없다. 이러니 정부는 수습능력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불신을 받자 너도 나도 대통령만 바라보는 형국이 되었다. 정부부처는 부처대로 노조나 이익집단들은 그들대로 대통령 한마디 없이는 해결이 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의료대란의 경우도 주5일 근무를 내건 민노총의 경우도 모두 대통령의 직.간접의 약속을 받아 해결되었다. 이렇게 되자 노조나 이익단체들은 "장관들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인 무시를 하고 있는 지경이다.
대통령이 많은 것을 직접 챙기면 일선 실무부서의 권한은 축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래서는 민주적인 정부형태라고 할 수 없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않는 정책불신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갈등구조가 대화와 타협으로 조정되어야지 힘과 적당주의로 해결되어서는 나라의 장래가 어둡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정부 또한 정치논리나 편의주의에 휩쓸리지 말고 충분한 검토와 예측으로 현실에도 맞고 이상에도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만 원칙을 지키는 엄정한 집행이 있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