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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임팔암(동인건축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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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지난해부터 담장허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선 공공건물부터 시범적으로 허물기 시작하여 뜻있는 개인주택들까지 허물고 있다.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트인 공간과 녹색화단을 제공, 닫힌 마음도 허물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시민의식도 고취시키라는 취지에서다.

나는 이 기회에 하나 더 제안하고 싶다. "옥상청소와 옥상 정원을 만들자"고. 지금 지구상의 숲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러가지 문명화에 따른 반대급부로 가뭄과 식량난이 가중되고 인간성은 더욱 황량해진다. 이제는 이런 것들을 거꾸로 돌려놓아야만 하나뿐인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도심의 녹지는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도시홍수 예방, 열섬효과 감소, 공기정화 등의 효과가 있다. 옥상정원은 열효과와 함께 정서적인 환경을 가꿀 수 있게 한다.

안 보이는 속옷을 깨끗이 입듯 잘 안보이는 옥상부터 청소하자. 그리고 흙을 한 자 이상만 깔아도 화단이 될 것이다. 여기다가 채소며 나팔꽃이며 박 넝쿨이라도 올리자.

봄이면 씨가 싹을 틔우고 잎이 피고 꽃이 피는 자연의 변하는 모습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보여주자. 마당이 없는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옥상정원을 꾸며 도시를 푸르게 만들자. 늘어난 도심의 가로수와 신천의 유지수가 대구의 전국 최고 더운 도시라는 달갑잖은 자리를 타 도시에 물려주게 하지 않았는가.

옥상정원 만들기를 시민운동으로 확대하자. 2002년 손님을 청해놓고 집안 청소를 하고 꾸미는 것은 동방의 예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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