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술 평론 명예훼손 논란

'평론의 위기인가?'비평가의 예술작품 평론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잇따르면서 '평론'의 위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일련의 명예훼손 소송사건과 관련, 한 PC통신 회사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예술평론의 명예훼손 여부에 관한 논쟁은 결론이 쉽게 내려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무용과 김민희 교수는 최근 무용전문잡지를 통해 자신의 공연을 비판한 무용평론가 송모씨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피소당한 송씨는 무용전문잡지 '댄스포럼' 지난 4월호에 실린 '실적을 앞세워 관객을 기만한 비양심'이란 기사를 통해 "한 개의 작품을 가지고 3~4개월동안 제목만 바꾸어 3번의 창작공연에 참가했다"며 "우리 무용계의 창작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안하무인의 느낌까지 주고 있다"고 비평했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배은환 건국대교수도 지난 달 전자우편을 통해 자신의 연주회를 혹평한 모그룹 명예회장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었다. 배 교수는 자신의 연주회에 대해 호평(好評)한 자료를 모두 확보,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통신업체 넷츠고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네티즌들을 상대로 '비평가의 평론도 명예훼손에 해당되는가'라는 주제로 긴급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찬반의견이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336명이 참여한 가운데 51.8%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응답했고, 48.2%는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한편 무용전문잡지 '댄스포럼' 한 관계자는 "평론의 역할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소송사태가 이어진다해서 눈치를 보며 제대로 된 비평을 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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