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 환경스페셜팀 생태계 탐사

온국토를 짓이기고 있는 난개발. 이 땅에 원래의 색깔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자연(自然)'은 과연 존재할까.

KBS 제1TV 환경스페셜 제작진은 올 연말까지 1년여에 걸친 탐사취재를 통해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중 방송될 예정인 '서해 5도 생태계는 지금'이 그 모범답안.

제작진은 취재 시작 불과 몇개월만에 적지 않은 수확을 올렸다. DDT 등 농약의 과다사용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천연기념물 323호 매가 서해 5도 각 섬에서 적어도 한쌍 이상씩 번식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 서해5도의 자연환경이 아직은 잘 보전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다.

제작진이 매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의 투구속도는 시속 150㎞내외. 하지만 매는 야구공 속도의 2배가 넘는 시속300㎞가 넘는 속력을 내 사냥을 한다. 카메라 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대연평도 서쪽에 위치한 무인도 '구지도'. 포탄 사격 훈련장으로나 사용되던 이 척박한 외딴 섬에서 제작진은 세계적 희귀새인 천연기념물 326호 검은머리물떼새가 집단번식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다. 남한에서는 아직 번식기록이 없다는 제갈매기의 모습도 목격했다. 인간이 휴전선을 그어놨지만 생태계에서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제작진은 재확인했는지도 모른다.

'섬'하면 떠올리는 새와 물고기, 희귀식물외에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멧돼지'도 등장할 예정. 연평도에서 발견된 '멧돼지'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게 됐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멧돼지는 육지에서 바다로 헤엄쳐 온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연평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황해도 옹진반도. 10㎞가 넘는 거리다. 이 프로그램은 멧돼지의 여정을 흥미롭게 그려볼 계획.

이밖에 백상어 등 식인상어와 2m가 넘는 노랑가오리 등 대형어류의 번식장소가 바로 '서해5도'라는 점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알려진다.

한편 제작진은 서해5도 조류와 포유류 등 육상생물의 생태를 다룬 1부, 꽃게·물범 등 해양생물을 보여줄 2부 등 2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눠 제작, 방송할 계획이다.-鄭昌龍기자 jc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