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재길(계명대교수·사진디자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요즘은 어느 집을 가더라도 벽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을 볼 수 있다. 가족사진은 일상적인 가정생활의 기록일 뿐 아니라 집안 내력, 혈연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물로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한다.

지금 온 국민이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남과 북의 헤어진 가족이 한 장의 낡은 가족사진을 가슴에 품고 50년 단장(斷腸)의 한을 삭여온 사실을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만약 한 장의 가족사진이라도 없었다면 그들이 그렇게 기나긴 세월을 참고 기다릴 수 있었을까?

가족사진은 혈연관계에 의해 시작됐다. 사진으로 가족의 모습을 남기게 된 것은 가족, 또는 개인의 업적을 기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으며 사회공동체로서 가족역사와 시대성이 담겨 있다. 이는 사진이 갖는 가장 대중적인 용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여성 사진작가 살리만은 자신의 고향 펜실베니아에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따른 감정변화를 공포, 노여움, 사랑, 실망을 주제로 소년소녀기의 다양한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대형 카메라로 촬영된 이 흑백사진들은 미학적 측면에서 흑백사진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름답고 완벽하게 연출된 구도로,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찍힌 희로애락은 살리만에게 있어서 창조의 원천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실시한 한 사회학적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가정이 카메라 한 대정도는 갖고 있는데 이중 한 대 이상의 카메라를 가진 가정의 비율은 자녀가 없는 가정에 비해 자녀가 있는 가정이 적어도 두 배나 되었다고 한다.

자녀의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것, 특히 어릴 때 자녀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주지 않았다는 것은 부모의 무관심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활동장면이 찍혀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사진에 찍힌 정신적인 측면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하는 것일게다. 사진으로 그리던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사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