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폭력'과 '외설'을 먼저 떠올린다.그러나 '아니메(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작 '모노노케 공주'도 늑대 소녀를 통해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있다. 달착지근한 동화만 보여주는 디즈니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하야오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오는 11월 국내 개봉된다. 하야오 작품의 첫 한국 나들이인 셈. 1984년 작이니까 16년 만에 국내에 개봉되는 것이다.
문명이 '말살'된 후 지표는 풀 한 포기 살지 않는 황량한 땅으로 변했다. 모든 생물체는 죽고 오염됐다. 유독가스를 뿜어내며 점점 확대되는 '곰팡이의 숲' '부해'의 위협 속에서도 인간들은 살아갈 길을 찾고 있다.
부해의 독이 미치지 않는 바람계곡에 위치한 작은 마을.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 나우시카가 살고 있다. 어느 날 바람계곡에 거대한 수송선이 추락하고, 강국인 토르메키아 군대가 습격한다. 나우시카와 마을 사람들은 맞서 싸우지만 결국 포로로 잡힌다.
토르메키아군은 부해를 없애기 위해 고대 병기인 거신병을 깨우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소국인 페지테는 부해의 독에 견딜 수 있는 거대한 곤충 '옴'의 무리를 바람계곡으로 보낸다.
원폭의 가공할 위력을 겪고 60~70년대 공해병으로 고통받은 일본으로서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에까지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담은 것은 '만화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으로 볼때는 의외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이들에게는 보잘것 없는 어른이 되는 미래밖에는 없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희망이란 게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아름다운 환경만이 가장 큰 희망이란 것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1982년부터 84년까지 만화잡지 아니메이주에 연재된 만화중 1,2권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개봉 당시 일본에서 약 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파리국제 SF판타지 페스티벌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상영시간은 116분.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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