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폭락 주식시장 다시 급반등

"모두가 희망을 얘기할 때일 수록 그 뒤편에 움츠린 불안의 그림자도 봐야 한다"대폭락했던 주식시장이 다시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는 610선, 코스닥지수는 90선을 각각 회복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관론이 득세했던 증시 주변에는 지수가 힘차게 솟아 오름에 따라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성급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이제서야 바닥을 찍고 상승을 시작했다"며 마냥 꿈에 부풀고 있는 상황.

과연 주가는 바닥을 쳤나. 대부분 투자자들의 바람처럼 앞으로 '큰 장'이 설까.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단 차분하게 증시 주변의 여건을 살펴보고 다시 한번 투자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란 지적이 많다. 모든 사람들이 주가 상승을 낙관할 때일 수록 증시가 횡보 또는 폭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이와 관련 온라인전문증권사인 키움닷컴증권이 최근 내놓은 '2000년 하반기 및 2001년 경제전망'이란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이 증권사는 "주식시장이 이미 대세상승을 마감하고 장기휴면기에 돌입했다"며 "연말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에 이어 내년에도 회사채 만기물량이 57조원이나 되는 만큼 더 이상 주식시장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한참 쉴 주식시장"이란 게 키움닷컴증권의 결론.대신증권도 비슷한 내용의 분석자료를 최근 내놓았다. '2000년 4/4분기 경제 및 증시전망'이란 자료를 통해 "주가의 장기추세선은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하락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 다만 4/4분기 중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단서조항을 단 게 키움닷컴증권과의 차이점이다.

지난주초 나온 동원경제연구소, 서울증권의 분석자료도 음미할만하다. 우선 동원경제연구소는 종합주가지수가 연말까지 500∼700선에서 등락하며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락한 주가가 절대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체적 구조조정 조치의 실행, 국제유가 상승 추세 일단락, 국제증시의 정보기술(IT)주 거품해소 등이 선결돼야 하나 연말까지 이같은 여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증시가 저평가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서울증권은 기술적 지표를 분석한 결과 종합주가지수는 500선 언저리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500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가 610선, 코스닥지수가 90선을 회복한 뒤에도 증시전문가들은 조심스런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거래소 시장 경우는 지수가 620선까지 상승한 뒤 미국증시의 안정세 및 금융권 구조조정 여부 등에 따라 추가상승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코스닥 시장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제하면서도 정부의 정책적인 변수로 인해 상승과 하락의 등락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변동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대중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모두가 상승을 예상할 때 주가는 떨어지고,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일 때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태양이 빛날 때 우산을 준비할 줄 아는 투자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李大現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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