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전통문화와 유교와 유교문화경관을 가장 많이 보전하기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항일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또 이것은 전통사상인 유교가 자율적으로 근대적 애국사상인 충군(忠君)이 아닌 충국(忠國)으로 발전한 것을 보여 주는 것으로도 매우 뜻깊다. 세계화의 물결을 맞은 오늘날 주체적인 세계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례를 보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안동에서 동해안 영덕으로 가는 국도변에 있는 '내앞(川前)'마을은 하회만큼은 유명하지 않지만 알만한 사람은 아는 유교문화경관마을이다. 사당 서원 정자 묘우(廟宇)와 종가를 중심한 마을이 배산임수의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유교문화경관은 실상 가장 중요한 전통 유교의 문화유산이라 할 만하다. 지금 이러한 유교문화경관은 경북 북부의 하회 닭실(酉谷) 도산(陶山) 그리고 경주의 양동(良洞) 등인데, '내앞'은 특히 '협동학교'로 인하여 전통유교사상을 근대적 항일 독립운동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이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게 보전되어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지금 내앞마을의 유교문화경관과 협동학교 부지가 위기에 처했다. 협동학교는 1907년 안동일대의 청년혁신유림들이 근대적 중등교육기관을 설립하여 전국적 계몽단체인 신민회와 연결을 가지면서 근대적 교육과정을 교육한 교육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 설립자와 출신자 가운데 이상룡, 김동삼, 유인식, 김대락 같은 전국적 항일 지도자를 비롯한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하였다. 이 때문에 3.1 운동 뒤 학교문을 닫았고, 이를 기념하여 해방 뒤 협동학교가 있던 내앞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던 김씨 문중이 땅을 국가에 기증하여 천전초등학교가 되었다.
이 천전초등학교가 폐교에 이르자 교육청이 폐교재산을 활용한다고 월 100여만원을 임대료로 받고 민간인에게 빌려주어 이 사람이 사익을 위하여 이 자리를 마음대로 쓰게 된 것이다.
이 학교 터에는 협동학교 유적비가 서 있고 이 의의 깊은 터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구국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연구결과가 당국을 비롯한 요로에 제출되어 있다.
한달에 100여 만원의 임대료 때문에 세계적 유교문화경관이 훼손되고 한국 근대중등교육의 발상지 독립운동의 요람, 전통유교사상이 근대적 애국이념으로 발전한 유서 깊은 터전이 사라진다는 것은 어떻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이것은 개발과 변화의 시대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선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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