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살''자수'심한 갈등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검찰의 수배를 받아오다 31일 자살한채 발견된 장래찬(52)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은 자살 전날까지도 가족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검찰출두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가족 등에 따르면 장씨는 자살 전날인 30일 형제와 친척들에게 검찰출두의사를 내비치기도 하고 변호사와 전화상담을 하는 등 마지막까지 검찰출두 여부로 심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씨가 당초 유서첫장에 '자수경위서'라고 적었다가 뒷면에 '자살입니다'라고 적은 점, 장씨가 남긴 메모에 '검찰에 자수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 특수 2부장검사 사무실과 휴대폰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사실 등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씨의 형 래형(63)씨는 "지난 24일부터 동생이 2∼3일 간격으로 전화를 해와 '빨리 검찰에 출두해 사실대로 밝히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래형씨는 "어제 오후 8시께 1분 정도 통화할 때 동생이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려줘 이 변호사를 찾아가보니 '내일(31일) 아침 (변호사 사무실로)나오기로 했다'고 알려줬고 동생도 통화당시 '나 오늘 저녁 결심했어. 집사람과 아이들을 잘 부탁해'라고 해 출두를 결심한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래형씨는 "동생이 이경자나 정현준과는 일면식도 없고 로비를 받은적도 없다면서 대신금고와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며 "'유조웅 동방금고 사장은 다른 사람의 소개로 만났으며 업무상 알게된 내용을 귀띔해주기도 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래형씨는 "동생이 통화할 때마다 검찰에 '간다. 안간다'며 말을 바꿔 (검찰 출두문제에 대해 상의하는) 배후가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언론이 자신도 모르는 내용을 쓰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또 "동생이 금감원에서 함께 일하던 이모 사무관이 죽으면서 자기 부인을 잘 보살펴달라는 부탁을 했고 이사무관 부인이 주식으로 큰 손해를 봐 이를 계기로 주식에 손을 대게 됐다고 (주식 투자) 동기를 밝혔었다"고 전했다.

30일 장씨와 통화했던 법무법인 소속의 모변호사도 "어제(30일) 오후 5∼6시께 장씨로부터 '상담을 하고싶다'며 전화가 걸려와 '세상이 시끄럽고 하니 빨리 자수하는게 좋겠다'고 말했었다"며 "나는 장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장씨가 누군가로부터 소개를 받고 전화를 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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