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도시 급속 기형화

전국 최대의 학원도시 및 대구의 위성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는 경산시가 앞못보는 도시계획으로 급속히 기형화하고 있다.

경산시는 지난 10여년 동안 12개의 대학이 들어서고 대구의 생활권에 편입하면서 인구가 급증, 현재 21만명을 웃도는 도시로 성장했지만 행정당국은 이같은 발전속도를 반영한 체계적 도시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95년 시·군 통합 이후에도 경산시 전체에 대한 광역 도시계획없이 경산권·하양권·진량권으로 별도로 계획을 추진, 도시의 기형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산 지역에는 지난 60년대말 영남대가 들어선 후 80년대부터 대학이 급증, 현재 11개 대학이 들어서 있고 2개 대학이 설립중에 있다.

이로 인해 하양읍은 유동 인구 1만여명을 포함 4만여명, 진량읍은 10년전의 3배인 3만8천700여명으로 인구가 급증했지만, 하양읍과 진량읍의 도시계획 재정비는 통상적인 5년 주기보다 배나 늦은 10년만에 수립해 지역개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굼벵이 행정으로 도시계획 면적이 하양은 읍 면적의 56%인 18㎢, 진량은 45% 정도에 불과한 21㎢ 에 지나지않아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시가지 확장과 대학과의 균형 발전에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하양과 진량읍 사이에 100만평 이상의 농업진흥지역이 잡혀있어 경산권과의 연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고, 대학이 몰려있는 하양은 금호강과 개발제한구역에 막혀 체계적 도시계획이 힘든 상황이다.

현재 인구 11만명인 경산권도 95년 시·군 통합과 잇따른 대학 설립, 최근 5년여 사이 인구 4만명 증가 등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경산시는 85년 도시계획 재정비후 14년만인 지난해에 비로소 이를 손질했다.

따라서 이미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않은 상태서 곳곳에 아파트단지가 무분별하게 들어서 도시자체가 망가진 모습이며, 경산시 외곽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에 발목 이 잡혀 더 이상 뻗어나갈 수가 없는 실정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경산시가 무방비 상태로 대학들을 맞아들여 12개 대학에 200만평이 넘는 땅을 학교시설구역으로 내주고도 전국 최대의 학원도시라는 이점을 지역발전을 위해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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