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국회의장이 자질미달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사실상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뜻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장은 13일자 대전일보 창간 50주년 회견을 통해 "자질없는 의원들의 명단을 발표, '이런 사람은 뽑지 말아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단공개 대상으론 본회의나 상임위 활동과정에서 몸싸움 혹은 저질 발언을 한 의원들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의원들도 공개하겠다는 것으로 그 시기에 대해선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게 선거가 임박하기 이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의장은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 영남은 한나라당이란 식으로 의원을 뽑아서는 안된다"며 "정당을 떠나 자질이나 교양을 보고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명단공개 의지가 실제로 가시화될 수 있을 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이 의장 본인도 파문이 일자 "명단을 반드시 공개하겠다는 것보다는 의원들이 저질 발언 등을 하지 말고 의정활동을 잘해 달라는 의미"라고 한발 후퇴했다.
그러나 이 의장이 16대 국회 개원초반 여권의 교섭단체 완화 법안의 강행처리 움직임과 최근의 검찰 지도부 탄핵안 협상과정에서 거듭 소신을 관철시켜 왔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명단공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실제로 이 의장은 "이번 본회의 대정부 질문때부터 의원들의 발언 내용과 태도 등에 대해 점수를 매겨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당 소속으로서 과연 객관성이 유지되겠는가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관련 법을 개정만 하면 언제든 당적을 이탈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의장의 의지가 가시화될 경우 시민 단체들의 낙선 운동과 맞물려 의원들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서영훈 대표가 "국회의장이 누굴 낙선시키겠다니…그렇게 발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정치인 퇴출은 유권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제동을 걸고 나선 데서도 이같은 기류를 엿볼 수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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