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표 수용 여부와 관련한 행정·법정 싸움과 별도로, 고어-부시 두 후보는 16일 처음으로 전면에 나서 이번 사태 해결과 관련된 제안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제안은 먼저 고어가 했지만, 부시는 이날 낮 12시15분쯤 오스틴의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어의 제안을 거부했다. 부시는 거부 이유를 "수작업 검표가 공정하지도 않고 정확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안이 거부당한 뒤 고어는 다시 회견을 갖고, "플로리다 600만표 재검표에는 며칠 걸리지 않는다"며, 가급적 빨리 단독 대좌를 갖자고 재촉구했다. 또 한국시간 17일 새벽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플로리다 주 법정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소송 상황이 오락가락 하자 팜비치 카운티는 한국시간 16일에도 재검표를 재개하지 못했다. 그러나 투표지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 자국만 남은 투표지를 유효표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감독위원회가 판단·결정할 사항"이라는 판결을 순회법원으로부터 16일 받아냈다. 17일엔 "재검표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 냄으로써, 이날 재검표가 재개될 전망이다.
반면 브로워드 카운티는 이날 수작업 재검표에 착수, 20일쯤 결과를 알 수 있을 전망. 데이드 카운티는 현지시간 17일쯤 재검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검표의 핵심인 팜비치 재검표장에선 수작업 재검표가 계속 지연되자 16일에도 끝모를 기다림이 이어졌다. 오전 7시도 안돼 검표장에 나왔던 50명의 개표요원들은 해가 지도록 투표지 구경도 못하고 기다리는 일을 16일까지 이미 나흘째 반복했다. 매번 다음날 아침 7시부터 수작업 재검표가 재개된다고 발표됐지만, 정작 그때가 되면 꼬리물고 발생하는 소송 때문에 다시 무산되는 것.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지난 14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한국시간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5%p) 결과, 52%가 부시편에 섰고, 51%가 부시를 승자로 선언해야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고어가 승자라는 답은 23%에 그쳤다. 응답자의 투표 때 지지 후보는 각각 47%로 같았다.
또 31%는 아직 승자를 말하기 이르다고 했으며, 57∼59%가 고어측 수검표 요구에 찬성하면서도 문제 카운티에 대한 수검표 실시에 대해서는 48%씩 찬반이 갈렸다.○…기계 검표가 문제의 핵심이 된 후, 이 '구멍뚫기식 자동 개표 시스템'을 개발한 윌리엄 루버롤(82) 전 버클리대 교수가 누구보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는 1963년 교수시절 이를 개발했으며, 공동개발자 해리스 교수는 5년 전 사망했다.개발 당시 이 시스템은 호평을 받아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개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극찬했으며, 여러 주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드디어 대혼란의 주범이 돼버린 것.
루버롤 전 교수는 16일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오류를 일으키고 말았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공화당의 한 상원의원은 15일, 50개 주 3천개 카운티에서 사용되고 있는 27종의 자동개표기에 대한 대대적 점검 실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출신의 카터 전 대통령은 CNN 방송의 '래리 킹 라이브' 프로그램에 출연, 플로리다 주 전체의 수검표를 감독할 '초당적 선거감시위'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이것이 구성되면 자신이 공화당의 포드 전대통령과 함께 참여할 용의가 있다는 것.
그는 "주 투표지 전체를 손으로 재검표 하더라도 5, 6일이면 충분하고, 그래야만 나라 전체가 조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측은 17일 또다른 접전지 아이오와 주에서는 재개표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선대본부장 돈 에번스는 한국시간 이날 오전 8시로 돼 있던 아이오와주 재개표 요구 시한을 몇시간 앞두고 이같이 밝혔다. 부시측은 130여만명이 투표한 이 주에서 4천47표 뒤졌다.
부시측은 그러나 위스콘신·오리건·뉴멕시코 등 다른 접전 지역의 재개표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시가 플로리다에서 질 경우, 아이오와(7명), 위스콘신(11명), 오리건(7명), 뉴멕시코(5명) 중 최소 3개 주는 역전시켜야 대통령 당선권(선거인단 270명)에 들 수 있다.
에번스 본부장은 "내일(17일) 자정이면 부재자 투표가 최종 접수되면서 플로리다주 상황에 종지부를 찍는다"며, "이 부재자 투표가 개표되면 플로리다 주와 나아가 전국의 최종 투표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기든 지든 선거는 끝날 것"이라고 말하고, "국가를 위해, 그리고 나라를 단결시키는 일에 나설 수 있도록 내일의 마감 시한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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