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어 역전승 한낮의 꿈

고어 진영에서 고어가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와 회의적 분위기가 파다하다.LA타임스 신문은 20일자에서 "고어 진영 안에서는 수검표 결과를 수용해도 고어가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고어측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민주당 우세지역인 팜비치.브로워드.데이드 등 3개 카운티에 대한 수검표 중간집계 결과가 당초 기대에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플로리다 주 대법원이 수검표 수용 판결을 내려도 그것만으로는 역전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0…이 신문은 이에 앞선 19일자에서 민주당 고액 헌금자들이 고어의 선거 이후 태도에 실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고어가 미국인들에게 자신을 선택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스스로 난국을 초래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당을 통틀어 가장 많은 헌금(130만 달러)을 한 피터 버턴와이저 등 민주당 고액 헌금자 및 자금 모집책들 중 몇몇은, 고어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으며, 심지어 애매한 결과를 초래한데 대해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고액 헌금자들 중 가장 비판적인 사람은 '뉴욕 파이낸셜 포천'의 상속자인 버턴와이저로, 그는 "고어 유세의 모든 측면이 소망스럽지 못했다"고 강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는 또 "어느 후보도 미국의 현상황이 필요로 하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액 헌금자는 일반 지지자와 달리 대통령후보 캠프를 통해 직접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고어 지지 열기 조차 곧 식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헌금자인 마빈 렌더는 "지지분위기는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0…워싱턴포스트 신문은 20일자에서, 고어가 당선되더라도 의회의 감정이 나빠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회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인데다 재검표 과정을 지켜 보면서 이들의 불만이 고조됐기 때문이라는 것.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 조차 표면적으로는 고어의 수작업 재검표 요구 전략에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속으로는 "당선돼도 공화당 견제로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리처드 J.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고어의 선거전략에 대한 공화당의 불만이 고조돼 우려된다"며, "이로 인해 매우 민감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당선되면 의회와의 화해를 시도하겠지만, 고어가 부통령으로 활동할 때부터 쌓인 앙금이 심각해 공화당측이 협력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어에 대한 공화당의 적대감과 분노는 이미 선거와 관련된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고도 그는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 보좌관도 "부시와 민주당은 협력할 가능성이 있지만, 고어는 공화당 내 온건파로부터도 협력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당내 분위기 타진 결과를 전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를 지낸 로버트 돌 의원은 고어가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며,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인 톰 딜레이는 의회에서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거부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메모를 배포, 공화당 내 반 고어 정서를 대변했다.

외신종합=국제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