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정경훈(정치2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피력했다. 그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청와대 비서진들의 잘못이라는 지적에 대해 강하게 부정한 것이다.

한 실장은 "대통령이 시중의 여론을 잘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 처방에 대해 견해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통령이 현실을 모른다거나 측근이 직언하지 못한다는 건 거리가 먼 얘기다"며 "내가 비서실장으로 있는 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말을 청와대에 출입하는 모든 기자들이 듣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지방지 기자들은 아예 간담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한 실장은 취임 1주년 간담회를 위한 티타임을 갖자며 서울에 본사를 둔 언론사 기자들에게만 연락을 하고 지방에 본사를 둔 언론사 기자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말로는 지방화 시대, 지방우대 정책을 외치면서도 정권의 핵심부가 여전히 '서울·수도권 우대, 지방 푸대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지방언론에 눈 감았다는 것은 청와대가 지역민심에 귀막았다는 얘기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 단순한 사건에서 김 대통령이 민심을 잘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일단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러면서 정권 핵심세력들은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고 남북이 첫 정상회담을 했는데도 국민들이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는다고 불평이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일방적인 국정 홍보, 대통령 홍보만 하고 지방의 이야기는 듣지 않으려 하니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리가 없는 것이다. 전근대적인 일방통행식의 의사전달은 무효과 내지 역효과만 낳을 뿐이다.-정경훈기자 정치2부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