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4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 구성을 제안한 것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블록화에 대응하기 의한 '동아시아 경제의 블록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김 대통령이 이같은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은 지난 97년 동남아발 외환위기가 곧바로 동북아의 경제위기로 연결되면서 동남아와 동북아라는 기존의 지역구분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협력체로 기능하고 있는 아세안에다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을 포함시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응하는 아시아지역의 경제협력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대표로 구성된 '동아시아 연구그룹'을 만들어 동아시아 경제협력체 구성의 실천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연구 그룹은 논의결과를 내년 '아세안+3' 정상회의에 보고하게 된다.
김 대통령의 제안대로 '아세안+3'가 동아시아 경제협력체로 확대 발전되면 현재 300억달러 규모의 한·아세안간 교역량이 증대되고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 인도네시아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건설수출의 확대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석유, 천연가스(LNG), 목재 등 천연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선을 얻게 되고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더욱 많은 대한(對韓)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참여 대상 국가들간의 경제력 격차가 워낙 커 NAFTA나 EU와 같은 단일한 경제권으로 묶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계도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도 이같은 제안에 대해 98년 '아세안+3 회의'에서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가 제안했으나 이후 별다른 진전 없이 실패한 구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동아시아 경제협력체가 구성된다해도 그 시기는 상당히 늦춰질 것으로 보이며 성격도 NAFTA나 EU와는 다른 느슨한 형태의 경제협력체가 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싱가포르에서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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