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후 막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을 가지고 나왔다.그런데 있어야 할 손잡이 끈이 없어 우산을 가지고 다니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광장타운 앞 상가를 지날 무렵 헌 노끈이라도 구해볼 요량으로 가까이 있는 점포에 들렀더니 모두가 옷가게라 쓸만한 게 없었다.
그런데 마침 인도 한쪽에 구두 병원이 있었다. 설마 이곳은 헌 노끈이 라도 있겠지 라는 생각에 들어갔다. 비좁은 공간 한 켠에서 구두수선 아저씨는 열심히 구두를 수선하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옆에서 어묵장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하고는 우산을 보이면서 헌 노끈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여기 저기 비좁은 공간을 뒤지기 시작했다. 몇분을 그렇게 뒤지더니 풀이 죽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헌 노끈이 없습니다"라고 힘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그 가게를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저 할아버지, 이 것 사용하세요" 라며 벽에 걸린 새 구두끈을 하나 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곤 대수롭지 않은 듯 다시 구두 수선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값을 치르려고 하자 한사코 돈을 받지 않았다. 구두끈을 돈으로 계산하면 몇백원에 불과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보면 새 끈을 쉽게 훌쩍 주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베풂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베풂자체가 크고 작은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은 베풂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 사회가 밝아 질 것이다.
오늘날 경제난으로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조금씩 베푸는 마음과 모든 일에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 간다면 이 어려운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종윤(대구시 내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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