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과 친분과시 막강 영향력

대구 달성에서 가짜 신분증으로 경찰관 행세를 해온 백모(41)씨 사건이 발생하자 달성경찰서 직원들은 백씨가 평소 서장을 비롯, 간부들과 친분을 과시하며 영향력을 행사해온 점을 들며 "마침내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며 술렁이고 있다.

달성군 옥포면에서 부인 명의의 자동차부품업을 운영하는 백씨가 경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 ㄱ서장이 부임하고부터.

여유있는 재력을 바탕으로 ㄱ서장과 친분을 맺은 백씨는 방범위원으로 활동하며 99년 ㅇ서장이 내부비리로 도중 하차할 때까지 전임 서장 3명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게 경찰관들의 얘기다. 백씨는 간부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인사개입 등 경찰서 안팎에서 실세(?)로 대접을 받아 왔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

백씨는 특히 교통외근 경찰관들에게 '성의'를 쏟아왔다는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백씨가 납품업체인 한국델파이 공장이 위치한 논공공단과 옥포면 자신의 공장까지 물품 차량수송을 위해 교통단속 경찰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

경찰 신분증을 위조해 준 화원파출소 윤모(43) 경사도 장기간 교통외근을 하며 백씨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에는 백씨가 사기혐의로 구속될 상황에 처하자 당시 이 모 서장, 이 모 경비교통과장 등이 조사계 직원에게 백씨를 불구속으로 풀어주라고 압력을 행사, 직원들이 이를 경찰청 인터넷홈페이지에 폭로하는 바람에 서장은 옷을 벗고 경비교통과장은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백씨는 또 간부들과의 친분을 이용, 교통경찰관들의 인사를 좌지우지해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이 때문에 경찰관들 사이에 "간부들이 백씨에게 발목을 잡혔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일부에서는 백씨에게 '바깥 서장' '재야(在野)서장'이라는 호칭까지 붙였다.

또 백씨은 가짜 신분증으로"기소중지자 검거에도 활동했다""사채와 이권해결에 개입했다"는 식의 소문이 경찰내부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7일 윤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놓고도 이를 쉬쉬해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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