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린금고 불법대출사건의 진승현씨가 MCI코리아를 통해 대구상호신용금고를 사실상 인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 공방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진씨가 경일건설에 자금을 지원, 경일건설이 대구금고를 인수토록 했으며 대구금고가 예금인출사태로 영업정지된 것은 결국 진승현 게이트 탓이라는 것.
그러나 경일건설 등은 이를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대구금고 주인은 MCI코리아?=경일건설이 대구금고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지난 2월말. 대구은행이 자회사 처분방침에 따라 지분 7%만 남겨두고 5억5천만원을 받고 경일건설에 지분 39%를 넘겼다.
경일은 이후 인수조건 및 금융감독원 지시에 따라 54억원을 증자, 59억5천만원을 모두 대구금고에 투입했다.
그런데 경일은 8월 하순 MCI코리아로부터 지분 28%를 주고 이 정도 규모를 투자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역 금융가에는 MCI코리아가 경일에 자금을 빌려줘 대구금고를 인수했으며 지난 5월 실시된 금감원 검사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경일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바꿨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지역 금융기관 한 관계자는 "5월 대구금고를 검사한 금감원의 모 검사역이 MCI코리아의 자금유입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그 검사역은 대구금고가 우회대출을 통해 MCI코리아에 대출해준 것을 적발해 환수조치했다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3월초 대구금고 관계자로부터 금고자금을 서울의 리젠트측에 맡겨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제 보니 MCI코리아-리젠트로 이어지는 진씨의 연결고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MCI코리아가 서너 번 대출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했다는 말을 대구금고 임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대구금고를 검사했던 검사역은 28일 입장이 곤란해 대구금고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역은 대구금고와 MCI코리아 관련설이 유포되면 제3자 인수작업이 지장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일측은 헛소문이라고 일축=이에 대해 당사자인 경일건설측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경일건설 관계자는 "대구금고 인수는 경일 자금으로 이뤄진 것이며 MCI코리아를 비롯한 그 누구도 간여하지 않았다"며 "경일에 무슨 이익이 있다고 MCI코리아의 수하노릇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경일이 MCI코리아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금융기관을 통한 자본조달이 어려워지는 금융환경을 감안, 직접금융을 강화해야 하겠다는 방침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당시만 해도 MCI코리아는 재력이 풍부하고 각종 선진 금융기법을 익힌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구금고는 MCI코리아는 물론 경일건설 등에 대해 한푼도 대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위 확인은 힘들듯=MCI코리아 자금유입설이 사실이라면 진씨가 지방에 있는 금고에 대해서도 손을 뻗쳤다는 게 증명되는 셈. 그러나 현재로선 진위 확인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일측이 강력 부인하고 있고 금감원 등의 확인의지는 그다지 굳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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