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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6일 이틀간 경남 산청 삼성연수소에서 열린 '제1회 대구·경북S/W벤처CEO워크숍'은 진작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체대표 70여명이 모여 지역소프트웨어산업 활성화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일대 사건이었기 때문.

대구소프트웨어지원센터가 주관한 이번 워크숍은 호서대 김홍 교수의 'E-비즈의 향후전망 및 성공전략'강연과 조별 분임토의로 이어져 대체로 알차게 꾸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석자들도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인터넷 심리상담 전문사이트 '카운피아'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전종국(41)씨는 "이번 워크숍에서 경영전략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소득을 올렸다"며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또 첫 대규모 행사였던 만큼 이들을 하나의 커뮤니티(협의회나 협회)로 묶어 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였다. 커뮤니티 결성은 대구의 산업구조 변화 모색과 맞물려 빠른 시일 내에 결성이 되어야 할 사안이었다. 워크숍에 참석한 최창학 대구시 정보화담당관도 "커뮤니티가 결성되면 이를 대구시가 소프트웨어업계와 접촉하는 창구로 활용,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였다.

그러나 정작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할 커뮤니티 결성은 연기됐다. "이제는 관 주도의 소프트웨어산업 활성화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대구시나 정부의 지원을 바라기보다 홀로서기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일부에서 새로 결성될 모임이 압력단체화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모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었다. 단지 새 모임을 결성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대구.경북 S/W산업협의회'중심으로 모임을 확대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밤새워 팽팽한 논란을 벌였다. 보기에 따라서는 소집단간 이해가 얽힌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한 참석자는 "가장 유연한 사고와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소프트웨어업체 대표들의 생각이 너무 경직된 것 같다"며 커뮤니티 결성이 늦어지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간신히 커뮤니티구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데 그친 워크숍을 지켜보며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지역 벤처 CEO들의 변화와 결정의 속도가 한발 늦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박운석기자 multicult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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