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선수단 진로-구단과 힘겨루기 전망

삼성선수단은 3일 경산볼파크에서 4시간 30분간의 마라톤회의를 갖고 선수협가입여부를 개인의사에 맡기기로 했다.

3일 가입을 선언한 이승엽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가입선언을 한 선수는 없다. 임창용이 한때 가입을 선언했다가 더 지켜보고 선후배들의 의견을 물어본 뒤 태도를 밝히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가입을 주장한 일부선수들도 아직은 공개선언을 않고 있는 상태.

이에 대한 구단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이승엽과 면담을 가진 김재하 단장은 "이승엽의 선수협 가입은 팬들의 비난여론에 따른 불가피한 행동으로 이해한다"며 '순수한 동료애'로 치부했다. 선수협가입시 삼성팀을 떠나라고 선전포고한 삼성의 일관된 태도를 고려하면 다소 의외다. 이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동조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승엽만 총대를 매는 선에서 양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김단장은 "다른 선수들의 선수협 가입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동조자가 생길 경우 별도의 대책이 따를 것으로 예고, 지금부터 지루한 힘겨루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수협의 진로는 삼성구단의 행보에 따라 결판나게 됐다. 선수협은 이승엽의 가세로 엄청난 원군을 만났지만 이것이 오히려 '뜨거운 감자'가 됐다. 삼성선수들의 대세가 선수협쪽으로 쏠릴 경우 삼성구단은 선수협을 인정하든지 아니면 직장폐쇄 등으로 야구를 포기해야하는 양자택일의 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삼성선수들은 일단 사태추이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 한 선수는 "만약 이승엽이 불이익을 받게 되면 무조건 선수협에 동참하겠다"는 것이 선수들의 대세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1월8일부터 열리는 팀훈련 참가도 개인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구단은 훈련 일정대로 밀어붙일 태세이지만 연봉협상, 전지훈련 등 촉박한 스토브리그 일정을 감안할 때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일 전망이다.

무노조주의를 지향하는 삼성의 고사작전을 뚫고 선수들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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