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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뇌성마비 박재현씨, 운전면허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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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증거이고 싶습니다"

양팔 장애인으로는 전국 최초로 발을 이용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1급 뇌성마비 박재현(26·남구 대명3동)씨. 그는 3일 칠곡면허시험장에서 마지막 관문인 도로주행시험에 합격한 후 운전면허증을 받아쥐자 감정이 북받친듯 잠시 말을 잃었다.

'양팔장애인은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법적 장애와의 투쟁을 시작으로 '족동(足動)자동차' 개조, 피나는 운전연습에 사력을 다한 지난 4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본지 2000년 12월 27일 보도).

박씨의 운전면허시험 합격은 그같은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차원을 넘어서 전국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시동'을 거는 값진 인간승리였다.

이날 박씨가 도로주행시험에서 받은 점수는 89점. 이 관문에서 일반 응시자의 절반가량이 떨어지는 점에 비추어 '대단히 우수한 성적'이라고 시험감독관은 칭찬했다. 그를 아는 주위 사람들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구술로 치른 필기시험에서 86점, 실기시험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99점을 받은 그이기 때문이다.

4년의 세월을 기다려 마침내 마지막 코스에 들어선 이날 박씨는 운전면허시험장에 1시간 일찍 나와 운전연습을 했다. 왼발을 자전거 페달처럼 생긴 장치(foot controller)에 끼워 핸들을 대신하고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족동 자동차'의 운행을 능숙하게 점검했다. 그리고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약 10분간의 시험, 드디어 합격소식을 듣는 순간 박씨의 아버지와 박씨가 지난해 9월 결성한 '발자모(발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그의 손을 붙잡고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 박청곤씨도 아들의 등을 연신 어루만지며 "애썼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박씨를 격려하러 나온 발자모 회원 변광면(39·경북 봉화)씨는 "산업재해로 양팔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었지만 박씨의 인간승리를 보면서 한 때 포기했던 운전면허의 꿈을 다시 살릴 생각"이라고 기뻐했다. 이미 발자모 회원 가운데는 박씨의 도전을 보고 특수차량을 승인받아 운전면허에 도전중인 사람도 있다.

박씨는 "그동안 친구들의 차를 얻어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태워줄 수 있어 기쁘다"며 "장애인이 운전면허를 따는 일이 새삼스럽지 않은 세상을 향해, 2002년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 자동차 전국일주를 떠나고 싶다"고 부푼 꿈을 발혔다.

최병고기자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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