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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바뀌는 책.걸상 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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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기 위해 부모 허리가 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부모들보다도 자식들의 허리가 먼저 휘는 세상이다. 학생들은 체형에 맞지 않은 책.걸상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고,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다녀야 한다. 이 때문에 척추가 기형적인 S자 모양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형편이다. 중학교에서 고교로 올라가는 나이에 발생하기 쉬운 '척추 휨' 현상은 제때에 교정하지 않으면 평생을 바르지 못한 자세로 요통과 디스크의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춘기 여학생들에게 이 '척추만곡증' 증세가 빨리 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진행돼도 통증이 없고, 교사나 학생들도 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 척추 검사가 소홀하므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 때 의무적으로 척추 검사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거의 무방비 상태여서 대응책이 요구돼 왔었다.

청소년들의 체형이 엄청나게 커짐에 따라 옛날 그대로인 학생용 책.걸상 규격을 바꿔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과밀학급과 시설개선 비용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이 문제가 28년만에 부끄럽지만 그 실마리가 풀릴 모양이다. 산자부는 7일 학생들의 체형에 맞춰 책상과 의자 크기에 대한 KS 규격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새로운 규격의 책.걸상을 구매, 단계적으로 각급 학교에 보급할 전망이다.

새 책상의 크기는 종전의 600mm×400mm에서 650mm×450mm와 700mm×500mm 2종류로 확대됐으며, 책상과 의자 높이도 학생의 키에 따라 7종류로 구분하기로 했다. 책상과 의자간 거리도 기존 110mm에서 220mm로 넓혀 앉은 자리에서 의자를 뒤로 빼지 않고도 다리가 빠져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0년 전에 비해 남자 3.66cm, 여자 2.55cm나 평균신장이 더 커진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 진입의 보랏빛 꿈에 젖어 있으면서도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인색하다. 한때는 지역사회에서 가장 번듯하고 튼튼한 모습으로 우뚝했던 학교 시설이 낙후한 몰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도 개선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열악한 시설과 환경에서 내실있는 교육을 바라기는 어렵다. 정부는 교육의 질을 높여 내실있는 공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환경과 시설 개선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기를 바란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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