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IMT-2000 서비스 연기 의미

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 장관의 'IMT-2000 서비스 시기의 사업자 자율선택' 및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 보름 연기' 발언은 국내 통신업계의 역학구도와 통신시장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MT-2000 서비스 연기론은 한국통신의 이상철(李相哲) 사장이 최근 시장수요 등을 고려해 당초 2002년 5월로 예정된 서비스 시기를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힘으로써 급속히 확산됐다.

당초 2세대 이동통신업계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후 기존 통신업계의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3세대인 IMT-2000 서비스를 서두르지 않는 반면 2위사업자인 한국통신측이 판도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조기서비스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예상을 뒤엎은 이 사장의 발언이후 IMT-2000 서비스 연기론이 급부상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표문수 사장도 8일 기자들과 만나 '조기서비스'를 강조했지만 국산 비동기식 장비개발을 전제조건으로 덧붙임으로써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의 일정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식됐다.

이런 상황에서 안 장관이 8일 "사업자들이 사업계획서상의 서비스 시기 연기를 요청해 오면 탄력적으로 대응, 조정해줄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입장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IMT-2000은 정부의 허용하에 연기되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이 또 당초 2월말 선정하려된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계획을 변경, 3월 중순으로 보름정도 늦추겠다고 발표한 것은 작년 12월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안 장관은 동기식 사업자 선정일정 연기의 이유로 "LG가 동기식에 불참키로 하는 등 다양한 변수들이 나와 보름정도 늦추기로 했다"고 말해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한국통신-SK텔레콤-LG'의 3자구도로 형성된 기존 국내 통신업계의 구도를 3세대 이동통신시대에서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국내업계의 3각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LG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관의 발언은 즉각 동기식 사업권에 도전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반발을 불러왔다.

하나로통신의 두원수 홍보이사는 "안 장관의 발언은 정통부가 작년말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위해 1월말까지 허가신청을 접수하고, 2월중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는 IMT-2000 사업에 LG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통신은 또 LG가 끝까지 비동기식을 고수하며 동기식 사업권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LG편들기'에 나선 정통부가 단독 신청한 하나로통신을 또다시 탈락시킨 후 1장 남은 IMT-2000 사업권을 시장상황 등을 이유로 비동기식으로 변경, LG에 넘겨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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