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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유달리 술을 즐겼다. 고구려 건국설화에도 술 얘기가 나온다. 고려 문인 이규보는 '국선생전'에서 누룩의 덕을 칭송하면서 그 남용으로 인한 폐해를 경계하기도 했다.

또 절기주라 하여 각 달에 따라 마시는 술의 이름과 행사가 달랐다. 1월에는 설날 아침 세찬과 세주를 사당에 진설하고 제사를 지내는 정조다례(正朝茶禮),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에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한잔씩 마시는 귀밝이술(이명주·耳明酒), 2월에는 농가에서 농사 준비를 앞두고 머슴이 하루를 즐겁게 지내도록 주인이 주식(酒食)을 내는 노비일(奴婢日)이 있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술이란 것은 오곡의 진액(津液)이요 쌀과 누룩의 정화(精華)이니 비록 사람을 보익하나 또한 해롭게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풍한(風寒)을 물리치고 혈맥(血脈)을 펴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약의 효력을 끄는데는 술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술에는 크게 열(熱)한 것과 독(毒)함이 있어, 과음하면 정신이 혼란하여 사람의 본성을 바꾸는 점이 그 독이다"고 했다.

주독이 변해 된 병으로는 "병이 옅으면 구토·헛땀·종기·딸기코·설사·복통이 나타난다. 이것은 발산(發散)시켜 치료할 수 있으나 오래돼 깊어지면 소갈, 황달 폐위, 내치, 고창병, 노수, 전간 등이 생겨 치료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술을 삼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방에서 술로 인한 병을 치료하는 상책으로 삼는 것은 땀을 내고 소변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술 병에 좋은 한약재는 칡뿌리와 칡꽃이다. 대표적 처방으로는 칡꽃이 주성분으로 들어가 술을 깨게 하는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이 있다. 술과 음식으로 위장이 손상되고 담이 있을 때는 대금음자(對金飮子)라는 처방을 낸다.

모든 병은 예방이 중요하듯 술도 마찬가지이다. 술 병 예방을 위해 술을 마시기 전에 음식을 꼭 먹어서 공복을 피하고, 자기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초과하지 않으며,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시고, 안주를 잘 먹고, 약물과 함께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계해정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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