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논술특강:결론쓰기서론의 기능이 읽는 이가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라면, 결론의 기능은 글의 내용을 읽는 이에게 명료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결론은 글쓴이가 본론의 내용을 통해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밝히고, 자기 견해나 주장이 갖는 사회적·현실적·실천적 의미나 효과를 보이면서 글 전체의 내용을 종합하고 마무리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결론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가상의 독자가 던지는 질문, 즉 '본론에서 보여 준 구체적인 논의들의 핵심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논의의 결과가 어떤 의의나 효과를 지니는가'라는 물음에 차근차근 답변하는 구조로 결론의 내용을 짜면 된다. 결론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완결된 내용이 되도록 구성해야 하지만, 서론·본론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통일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론을 쓸 때에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의 답이 될 만한 핵심 내용을 요약·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 전체의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문제 상황을 전망하거나 제언하는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결론은 시작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인위적으로 끝맺는 부분이 아니라, 본론에서 펼쳐 온 논증에 따른 자기 견해와 논리에 대한 종합적인 결산이자 필연적인 귀결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앞에서 논의한 내용을 또다시 단순하게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글 전체의 논지를 압축적으로 나타내 주어야 한다.
논술문의 결말에서는 주어진 논제에 대한 글쓴이의 견해나 주장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글 전체가 완성된 느낌을 주어 논의했던 내용이 제대로 마무리 될 수 있다. 따라서, 결론에서는 본론의 내용을 자기 견해나 주장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간단 명료하게 요약하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 놓도록 마무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서론의 문제 제기와 결론이 서로 호응되도록 서술해야 한다. 시간에 쫓기어 제대로 결론을 마무리하지 못한 답안은 실제의 채점 과정에서 상당한 감점을 당하게 된다.
▨본론의 요약='본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다시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본론을 구성하는 단락들의 소주제문을 근거로 삼아 본론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요약하면 된다. 요약할 때에는 본론의 대목대목을 있는 그대로 따내어 되풀이하지 말고, 서론의 문제 제기에 대해 답이 될 만한 본론의 핵심 내용을 본론과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여 아예 다시 주장하는 듯이 일반화하여 강조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본론의 내용을 자신이 주장하거나 강조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추어 요약·정리하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본론의 부분적·부수적인 내용을 요약하거나 본론의 내용을 똑같은 말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론의 평가=본론의 내용이나 주장이 전체적으로 어떤 의의나 효과를 지니는가? 본론의 내용을 더 광범위한 맥락 속에 놓고 볼 때, 본론의 내용이 다른 견해보다 어떤 점에서 더 바람직한가? 이런 물음에 대해 답변하는 내용으로 구성하면 된다. 결국, 이것은 핵심 논지의 현실적이고 이론적인 효과나 의의를 밝혀 주는 것이다.
▨제언=이는 '글쓴이의 견해나 주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내용이다. 관련 당사자의 각성이나 노력을 촉구하거나 문제의 해결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본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당사자, 즉 해당되는 개인이나 사회집단, 정부나 기업 등의 관심이나 행동의 변화, 인식의 전환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쓰면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무엇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무엇을 해야한다'는 형식을 취한다.제언하지 않고 본론에서 논의한 내용과 관련하여 논의한 내용의 전제조건이나 한계, 더 논의해 볼 만한 사항 등 글쓴이의 의견을 덧붙여 결말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전망=이는 '이제까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측한다면, 문제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하는 내용이다. 본론에서 말한 내용이나 주장을 바탕으로, 또는 본론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다음에 논의되고 있는 문제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 될 것인지를 내다보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망은 자신의 견해에 따를 경우 문제 해결의 난점이나 위험성,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논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 등으로 구성하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글쓴이의 견해에 따르면 문제가 더 잘 해결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게 되어 설득의 효과도 낼 수 있다.
---72차문제 최우수작
우리 사회에는 줄서기 문화, 곧 질서 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다. 질서를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새치기·끼여들기이다. 새치기, 끼여들기는 비단 교통 문화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질서 경시 풍조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해준다는 점에서 문제이다. 그러나 질서 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질서를 지키는, 제시문에서 '곰바우'로 불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 많이 있다.
새치기·끼여들기 풍조는 우리 사회에서 어느 부문, 어느 계층을 가리지 않고 만연되어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대학 부정 입학 사건은 양심적으로 질서를 지키는 선량한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새치기, 끼여들기의 구체적인 사례가 된다. 공정하게 입학 자격을 사정하여 합격자를 선발한 것이 아니라 돈이나 권력을 이용하여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실력 있는 사람들이 공정하게 입시에 임하고도 떨어지는 억울한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소위 '낙하산 인사'도 동일한 경우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역시 자신의 능력으로 사회적 지위를 얻은 것이 아니라 소위 실세(實勢)라는 사람들과의 친분을 통해, 학연(學緣) 또는 지연(地緣)을 업고 정상적인 과정을 몇 단계씩 뛰어 넘어 공정치 못하게 그것을 획득한 경우로 공정하지 못하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성실하게, 묵묵히 노력해 온 사람들은 그 대가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새치기, 끼여들기 현상은 목표 달성을 위한 정당한 노력에 대하여 회의하게 하며, 무능한 사람들이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게 하여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우선 어떠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보람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새치기, 끼여들기를 통해 별로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자기보다 앞서 나가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정당한 방법에 회의를 느낀다. 그리하여 질서 의식은 사라지고 노력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다음으로 새치기, 끼여들기 현상은 무능한 자에게 지위를 맡김으로써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설령 새치기, 끼여들기를 통해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는 있을지라도 맡은 바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심된다. 따라서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상식과 공정함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에는 묵묵히 질서를 지키는 '곰바우'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곰바우'의 태도는 우선 사회 질서를 공고히 한다. 노력하여 그에 상당하는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사회에서는 비정상적인 방법이 발붙일 수 없다. 질서를 준수한 공정한 노력만이 어떤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면 질서 의식은 자연적으로 확립될 것이다. 또한 '곰바우'가 대접받는 사회는 인재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하여 사회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어떠한 목표를 향해 희망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는 그가 목표로 한 사회적 지위에 걸맞은 자격이나 능력을 얻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훌륭한 인재를 얻게 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력한 만큼 보상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새치기, 끼여들기 등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태도는 노력한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하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곰바우'의 자세를 실천하여 '노력한 만큼 얻는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통할 때 우리 사회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박준영(영신고 졸업)
---72차문제 총평
72차 논술은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성과 위주로 발전을 거듭해 온 결과 기초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적 사고의 기회를 마련해 본다는 측면에서 준비되었다. 제시문은 결과만을 중시하여 과정과 절차에 대한 윤리적, 반성적 사고가 없는 끼여들기하는 사람들, 낙하산 인사를 행하는 실세, 낙하산 인사의 대상자들에 대한 비판과 소위 '곰바우'에 대한 자조를 담은 글이다. 이 두 가지 논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라는 문제이다. 문제 분석을 통하여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시문의 독해를 통하여 논술문을 전개할 논점을 마련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따라서 72차 문제는 논점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가 글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72차 문제 최우수작으로는 대구 영신고등학교 졸업생 박준영군의 글을 선정하였다. 박준영 군의 글은 논제 해결에 적합한 본론 구성, 선명한 주제 제시가 인상적이다. 서론 쓰기는 매우 훌륭하다. 논제와 관련되는 화제 도입, 그리고 논리적으로 문장을 이어가면서 문제 제기를 거쳐 논제에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특히 "'곰바우'의 행위의 의의 정당화"라는 주제를 염두에 두고 논제를 확인한 것은 상투적 논제 접근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본론 세 문단은 서로 연계되면서 논지를 단계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잘 전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론 세 문단은 모두 문단의 핵심 내용을 담은 중심 문장을 문단의 첫머리에 제시함으로써 논지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충분히 얻고 있어 문단 쓰기의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점에서도 모범이 될만하다. 다만, 본론 둘째 문단에서 논지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논거를 다루는 방식은 미괄식이고, 두 번째 논거를 다루는 방식은 두괄식으로 일치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첫 번째 방식을 두괄식으로 바꾸어 전개하면 좋겠다. 간명하게 주제를 확인하는 것으로 결론 문단을 시작한 것도 주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74차문제
문제: 아래 제시문은 기술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의 두 글이다. ㈏에 나타난 기술관의 특징을 분석한 다음, ㈎의 관점을 비판하면서 ㈏의 입장을 옹호하라. 이 때, ㈎의 입장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와 ㈏의 중국에 대한 태도를 고려하여 논술하라.
㈎ 옛날 중국에선 백성을 사·농·공·상으로 나누었다. 사(士)는 도덕에 힘쓰고, 농(農)은 농사에 힘쓰고, 공(工)은 기술에 힘쓰고, 상(商)은 이익에 힘쓴다. 도덕에 힘쓰는 것이 가장 위대하므로 위에 놓고, 육체적인 노력에 힘쓰는 것은 실효가 많으므로 다음에 놓고, 기술에 힘쓰는 것은 필요한 것 안에서 구하여 실효가 조금 있고, 이익에 힘쓰는 것은 필요한 것을 밖에서 구하여 거의 실효가 없으므로 그 다음에 놓인 것이다. 넷의 나뉨이 정해져 나라의 기강을 이루었으니, 마치 자연에 사계절이 있고 집에 네 기둥이 있는 것과 같다. 또 뿌리와 가지처럼 무겁고 가벼움의 차이가 있으니, 사를 가장 중히 여기고 농을 다음으로 중히 여기며, 공과 상을 차례로 가볍게 여겨서 숭본억말(崇本抑末)이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그 올바른 이치이다.
-유인석, '우주문답(宇宙問答)'
㈏ 하늘이 날짐승과 길짐승에게는 발톱과 손톱을 주고 단단한 발굽과 예리한 이빨을 주었으며, 여러 가지 독(毒)을 주어서, 각기 하고 싶어하는 것을 얻게 하고 외부로부터의 습격을 막아낼 수 있게 하였는데, 사람에게는 벌거숭이로 유약(柔弱)하여 제 생명을 보호하지 못할 듯이 하였으니, 어찌하여 하늘은 천(賤)하게 하여야 할 금수(禽獸)에게는 후하게 하고, 귀하게 하여야 할 인간에게는 박하게 하였는가. 이는 인간에게는 지혜로운 생각과 교묘한 연구력이 있으므로 기예(技藝)를 익혀서 제 힘으로 살아가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생각으로 미루어 아는 것도 한계가 있고, 교묘한 연구력으로 깊이 탐구하는 것도 순서가 있다. 그러므로 비록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모두 아름답게 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예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더욱 정묘(精妙)하게 마련이고, 세대가 흘러갈수록 더욱 발전하는 바, 이는 형세가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읍내에 있는, 읍내 사람들은 유명한 성터나 큰 도시에 있는 공장이 솜씨만 못하며, 유명한 성터나 큰 도시의 사람들은 서울에 있는 최신식의 묘한 기계 제작 솜씨만은 못하다.
저 궁벽(窮僻)한 시골 마을에 사는 자가 오래 전에 서울에 왔다가, 처음으로 만들어서 아직 완전하지 못한 방법을 우연히 얻어 듣고는, 기쁘게 돌아가서 시험해 본 다음, 속으로 자신만만하여 말하기를, "천하에 이 방법보다 더 우수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아들과 손자들을 모아 놓고 경계하기를, "서울에서 말하는 소위 기예라는 것을 내가 모두 배워 가지고 왔으니, 지금부터는 서울에서도 다시 더 배울 것이 없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하는 짓이란 거칠고 나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 나라에 있는 백공(百工)들이 기예는 모두 옛날 중국에서 배워 온 방식인데, 수백 년 이래 칼로 벤 것처럼 딱 잘라 다시는 중국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중국에는 새로운 방식과 교묘한 제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다달이 불어나서 수백 년 이전의 옛날 중국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막연하게 서로 묻지도 않고 오직 옛날의 방식만을 편케 여기고 있으니, 어찌 그리 게으르단 말인가. 〈중략〉 진실로 그 (기예의) 방법을 다 알아서 힘껏 시행한다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고, 군대를 강하게 만들 수 있으며, 백성을 잘 살고 수(壽)하게 할 수 있을 터인데, 당장 익숙히 보면서도 도모하지 않는다.
-정약용, '기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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