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은 15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음주단속때 운전자의 입속을 물, 구강청정제로 몇차례 헹굴 기회를 준 뒤 음주측정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지금까지 경찰이 음주측정에 앞서 운전자들의 구강세척제, 물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해오던 입장을 바꾼 것으로, 음주 운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최근 김재희 대구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실시한 실험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그대로 음주측정을 받은 사람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물로 입안을 세척하고 난 뒤의 측정에 비해 보통 2,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혈중알코올농도 0.163%의 측정치가 나온 경우 다시 물로 입을 몇차례 헹구고 측정한 결과 0.072%에 불과했다. 또 0.221%라는 측정수치가 나온 사람의 입을 헹구고 음주측정기를 부니 0.082로 3분의1 가까이 떨어졌다.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00%는 보통 소주 5잔을 마셨을때 기준이다.
따라서 경찰은 현재의 음주측정방식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재는 것인 데도, 음주자에게 불리한 구강내 잔류 알코올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음주운전자들에게 불이익을 안겨왔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음주단속시 운전자들의 구강내 잔류 알코올이 없어지는데 필요한 20분을 기다려주거나 물, 구강청정제 등으로 3차례 입안을 헹군 후 음주측정을 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일본, 미국경찰은 운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그같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대구경찰청이 이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전국 경찰이 이를 채택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욱종 교통안전계장은 "대구에만 지난해 1만5천여명 이상의 운전자가 음주단속에 적발됐는데 이 중 음주측정기의 정확성을 문제삼는 운전자가 꽤 많았다"면서 "앞으로 그같은 시비가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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