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훌쩍 커진 키.대학진학 더이상 실의는 없어요

대구시 북구 복현동이 고향으로 3대째 난쟁이를 대물림, '고슴도치 남매들'로 알려진 황회동(40)씨 4형제 가운데 막내인 정영(22)씨가 최근 진주 경상대병원에서 무료수술을 받고 4cm나 키가 커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정영씨는 최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에 장애인특별전형으로 합격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병원의 도움으로 병원구급차를 타고, 대구로 이동하여 휠체어를 탄 채 수능시험을 쳐서 대학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하는 정영씨는 "병원의 은혜를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정영씨 4형제는 모두 왜소증으로 부채춤, 판토마임 등 공연수익금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맏형인 회동씨는 아내가 가출해버리고 어린 딸마저 병으로 잃은 뒤, 한때 실의에 빠졌으나 안경공장에 다니며 새 삶을 시작했고, 둘째형 세영(38)씨, 막내형 정동(28)씨는 막내 정영씨와 함께 먹고살기 위해 공연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정영씨는 키가 작은데다가 다리마저 심하게 굽어서 걷기조차 힘들었던 상태였다.

"병원의 도움으로 걷는데 불편함을 덜고, 키도 좀 커져서 너무 기쁘다"는 정영씨는 "하지만 대학에 다니면 당장 공연 수익금이 줄어들어 걱정"이라며 가족들의 생계비 마련과 등록금 걱정부터 앞세웠다.

한편 경상대병원측은 정영씨의 수술을 계기로 왜소증 장애인의 친목과 정보교류를 위한 한국 작은 키 모임 'LPK'(Little People of Korea, 053-958-6966) 결성을 주선하기도 했고, LPK초대회장은 정영씨의 맏형 희영씨가 맡았다.

진주.임영호기자 limy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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