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식 아동들의 설

설을 이틀 앞둔 22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남산사회복지관. 10여명의 아이들이 조촐하게 '그들만의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결식아동'인 이들 사이에 11세, 10세 동생 손을 잡고 온 윤모(13·중구 남산3동·초교6)양도 설 연휴동안 쉬는 복지관이 마련한 쌀 20kg과 가래떡, 강정을 받아 놓고 '설 기분'을 내고 있었다. 윤양은 "월세 5만원의 단칸방에서 실직한 아버지와 신문배달을 하다 빈혈로 몸져 누운 어머니에게 이 명절음식을 어서 가져다 드리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22일 저녁 대구시내 각 복지관에서는 10대초반의 아이들이 설날을 당겨 맞이하고 있었다. 대부분 편부, 편모 슬하의 저소득가정 자녀나 소년소녀가장인 대구시내 328명의 결식아동들은 이날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받아가거나 직접 차린 저녁으로 식사를 하고 설날연휴 몫의 명절음식을 받았다. 설 연휴 사흘동안 복지관들이 일제히 문을 닫기 때문. 평소 도시락을 나눠주던 북구 ㅅ 복지관의 경우 연휴기간동안 3일분의 식사비(6천원)로 떡, 과일, 쇠고기를 지급하는 등 각 복지관은 이날 일제히 결식아동들에게 사흘치의 부식과 명절음식을 미리 나눠주었다.

대구시청은 평상시 결식아동을 위해 25군데 복지관 가운데 14곳에 단체급식소를 마련, 하루 2천원 상당의 도시락을 나눠주거나 동네 음식점과 연결해 식사를 하게 하고 있으며 주말이면 라면, 식빵, 떡국, 통조림등을 주고 있다.

한편 올 한해 대구시 결식아동지원예산은 대구시청이 지난해 1억7천500만원에서 2억8천5백만원으로, 교육청의 경우는 지난해 55억원에서 77억원으로 늘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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