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은, 하나의 권력에서 나올 수도 있고 다양한 견해를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결정 과정이 그 사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 해당 사회의 성격은 결국 그 사회에 존재하는 구성원들의 견해, 즉 '말'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되는지에 달려 있다. 그것은 '언로(言路)'의 문제와 관련되는데, 특히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언론이 그러한 사회적인 의사 소통의 과정을 선도할 가장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파시즘을 포함하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대중 혹은 국민은, 지극히 수동적인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배 권력에 대해 자신들의 견해를 개진할 가능성을 박탈당한다. 그것은 권위주의적인 권력이 폭력적으로 사회를 통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통로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 언론은 두가지의 양상을 띠게 된다. 하나는, 역사상 많은 어용 언론들이 택한 방식인 지배 권력의 '선전'을 대신하여 일종의 '대중 암시'와 조작에 가담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배 권력과의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여 적극적으로 대중 혹은 국민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언론은 권위주의적인 권력인 일방 통행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언론의 자세는 비판적이며 적극적인 시민정신을 배양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이는 다시 권위주의 사회를 지양하고 열린 시민 사회를 건설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특히,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제 언론은 지배 담론의 독점을 제어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토론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현대 시민 사회의 구성원들은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그러한 계층 사이의 견해 차이는 필연적이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사회적인 합의의 과정이 지니는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때, 일차적으로 중요한 언론의 역할을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는 데 있다. 왜냐하면, 모든 토론은 객관적인 사실의 토대 위에서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견해를 공정하게 논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객관적인 토론의 자료를 사회 구성원들에게 제시하는 동시에, 토론을 스스로 가능하게 하는 열린 무대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열린 무대에서 구성원들 간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은, 그 자체로 권위주의를 제어하고 현대의 시민사회를 떠받치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의견 제출과 상호 토론의 과정이 결여된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진실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종교적인 교리이거나 권위주의 사회의 도그마이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가치가 될 수는 없다. 특히,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의견이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견해 차이를 극복하여 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는 과정이므로 여기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권위주의 권력의 견제, 비판적 시민 정신이 함양 그리고 토론을 통한 사회적인 합의의 도출 등은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언론이 수행해야 할 올바른 역할인 것이다.
▨생각하기
현대의 시민 사회에서 언론은 권력의 일방적인 지배를 제어할 수 있는 비판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비판적인 시민정신을 함양하고 사회구성원들의 활발한 토론까지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해야한다. 그 주제에 대해 함께 토론해 보고 그 결과를 기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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