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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저축제 논란 또 서민 쥐어짜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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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31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설명자료에 '의료저축 제도 검토'를 끼워넣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시행중인 이 제도는 현행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가입자들이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가입자별 의료저축 계좌에 적립, 가벼운 질병 진료비를 지급토록 함으로써 보험재정의 부담을 줄여보자는 것이 골자다.

어차피 내야 하는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별도 계좌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없고 미사용분 적립금이 일정 한도를 넘어서면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어 큰 줄기만 보면 이상적인 제도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제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행 건강보험 재정 가운데 너무 많은 부분이 감기 등 경질환 진료비로 지급되는 바람에 제도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오래 전부터 받아왔다.

건강보험이라는 것이 원래 갑자기 중병에 걸려 생계까지 위협받게 되는 경우에 대비, 평소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공적부조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이 제도에 착안한 것도 중질환은 현재처럼 건강보험 재정에서 진료비를 지급하고 경질환 진료비는 의료저축계좌에서 처리할 경우 가수요 성격의 진료행위를 줄이고 재정부담도 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이 제도는 저소득층의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진료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으로서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현재 보험적용이 되는 경질환 진료비를 별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달가울 까닭이 없다.

다시 말해 경질환이라 해도 진료횟수가 늘어나 저축계좌 적립금이 바닥나게 되면 추가 적립이 불가피해 현행 제도에 비해서는 부담이 늘어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제도 설계 과정에서 그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모델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는 또 현행 건강보험 외에 별도의 저축계좌 개설을 국민들에게 강제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반발을 살 가능성도 높다.

이래 저래 복지부로서는 적지 않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큰 제도임이 사실이다.

최선정 복지부장관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제도는 장기과제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못박은 것도 그같은 파장의 폭을 의식한 발언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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