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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 심각하다폭행.살인 빈발해도 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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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초 외국에서 장기간 살다가 귀국한 양모(36.여)씨는 오빠(40.남구 대명동)를 한 노인상담센터에 고발했다. 외아들인 오빠가 어머니 신모(65·여)씨를 15년동안 골방에 가둔 채 학대해온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노인상담센터의 조사결과 오빠 양씨는 "죽기 전에 빨리 재산을 모두 물려달라"며 신씨를 골방에 가두고 유리를 깨 위협하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신씨는 현재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말 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던 황모(70·여·남구 봉덕동)씨가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학대사실이 없다"고 말했으나 다음날 아침 아들에 의해 피살된 채로 발견됐다. 지난 6월 중순에도 이모(51·달서구 신당동)씨가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다닌다"며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73)를 때려 숨지게 하는 등 가정내 노인학대가 최근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폭언이나 '방치'(버리기)' 수준이었던 노인학대가 상습적인 폭행에다 존속살인으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패륜'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 노인들은 자식을 고발해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신고를 꺼리고 있어 학대받는 노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들 노인을 학대하는 자식들로부터 보호.격리할 임시보호소나 제재수단도 없어 갈 곳 없는 노인들이 자녀들의 학대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노인상담센터마다 '자식을 피해 양로원으로 가고 싶다' '자식을 정신병원에 보내달라'며 읍소하는 노인들의 신고전화가 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노인학대상담전화(358-9994)'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노년자원봉사회 대구지부(소장 박경숙)에는 지난 한해 동안 모두 156건의 학대신고전화를 받았으며 불교사회복지회 노인상담전화센터(476-6633)도 지난해 모두 43건의 학대신고를 접수했다.

더욱이 월 평균 10건 미만이던 학대신고전화가 지난달 10건 이상으로 늘었고 2월초 이미 5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피해노인들은 부양해줄 가족이 없다거나 자립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정작 가해자녀를 형사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김한곤 교수는 "노인학대는 단순 가정폭력이 아니라 명백한 사회적 범죄"라며 "피해노인들을 위한 임시보호시설과 간단한 신고만으로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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