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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녁에서 온 이산편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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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북측 이산가족 300명이 보내온 서신을 받으러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본사로 달려온 일부 이산 가족들은 대부분 편지 내용 공개를 꺼려했지만 일부 공개된 편지는 적십자 마크가 새겨진 편지봉투에 사연을 담은 편지지 2, 3장, 사진 2, 3장씩이 담겨져 있었다.

봉투에는 우표는 붙어있지 않았고 대신 파란색 스탬프로 찍은 듯 우표 붙이는 자리에 '흩어진 가족, 친척 편지'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보내는 사람 인적사항을 위쪽에, 받는 사람 인적사항을 아래쪽에 적는 남측과는 반대로 서신을 받을 남측 가족 이름과 주소가 위쪽에, 서신을 보낸 북측 가족 이름과 주소가 아래쪽에 각각 적혀 있었다.

글씨체가 서로 다른 것으로 보아 북측 가족들이 직접 볼펜을 이용해 적은 것으로 보였다.

편지지에 빽빽히 적혀있는 내용은 '보고 싶은 형님에게'라는 식의 평범한 인사말을 적은 뒤 북측 가족의 안부를 전하고 남측 가족의 안부를 묻고 나서 '다시 뵐 수 있을 때까지 몸 건강하게 계십시오'라고 끝맺는 식이었다.

중앙대 총장을 지낸 민주평통 김민하 수석부의장의 친형이기도 한 북측 김성하(75)씨가 남측 어머니 박명란(101)씨에게 보낸 편지에는 '어머님의 안부를 몰라서 자나깨나 가슴 아프게 지내왔는데 뜻밖에 어머님께서 생존하고 계시다는 반가운 소식에 저는 온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50여년만에 어머님께 처음 편지를 쓰는 제 가슴은 높뛰고 있습니다'라는 다소 격정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북측 손정애(70·여)씨가 경기도 평택에 사는 언니 손정희(74)씨에게 보낸 편지도 '자나깨나 언니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라고 시작되고 있었다.

물론 남측 형님 K(86)씨에게 편지를 보낸 북측 동생(71)이 '제 자식들은 모두 대학을 나와 잘 살고 있습니다. 형님네 가정은 어떠한지 생각할수록 미국놈들이 원쑤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적어 보내는 등 일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치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가족들의 안부를 중심으로 편지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남북은 사진을 2장 이내로 담아 보내기로 합의했지만 북측 가족들이 보낸 편지에는 사진이 3장 이상 담겨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한적 관계자는 "사실 우리측에서 보낸 서한 중에서도 사진이 3장씩 담겨있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북측 가족들 중에는 자신의 잔치 장면과 독사진을 넣어 보내면서 사진 뒷면에 볼펜으로 사진을 찍은 날짜를 직접 적어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한적은 남측 가족들에게 보낼 안내문을 통해 '사진 외에 선전 유인물 등이 담겨 있으면 한적 본사로 보내달라'고 당부하는 등 여론 악화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지만 적어도 이날 남측 가족들이 찾아간 편지에 유인물을 동봉한 북측 가족은없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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