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젠 경쟁력 强化에 눈돌려야

한국경제의 앞날을 예고하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업, 환율, 물가 불안에다 수출마저 추락, 어디서부터 이 난제(難題)를 풀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산업자원부는 3월중 수출 증가율이 23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앞으로 전망도 대단히 불투명하다는 비관적인 통계를 내놓았다. 수출은 한국경제의 '엔진'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에 대한 공과는 차치하고라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그 혹독한 상황에서도 우리경제가 다소 숨통을 돌릴수 있었던 것은 다분히 수출호조 때문이었다. 국내의 구조조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팽창에 힘입은 바 컸다. 그런데 그런 미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이 위기를 맞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수출전선 비상은 이미 예견됐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며 바닥을 헤매고 있을 때 미국은 IT(정보통신)산업의 유례없는 호황으로 지난 90년대를 장식했다. 때마침 한국경제가 그 흐름에 편승한 것이다. 수출비중 15%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불황을 몰랐고 더불어 벤처열풍이 불어닥쳤다. 설비산업이 천대를 받으면서까지 '닷컴 광풍'은 한국경제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의 IT산업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정보통신 산업의 환상이 '거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주도산업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또다른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는 요철과정을 반복한다. 그렇다고 IT산업을 경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내팽개쳤던 전통산업에 다시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근로자의 3D업종 외면, 향락산업화, 임금의 하방경직성, 일확천금주의 등의 팽배로 과거의 전통산업을 일으키기에는 너무나 많은 악재들을 품고있다.

이런 악재들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돌리는 것은 순전히 정부의 책임이다. 굴뚝산업이 재차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인식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정책의 신뢰성을 회복함으로써 '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는 대 국민적 자신감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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