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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나라서 홀몸된 일본 할머니들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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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을 따라 왔다가 갈곳을 잃고 55년을 방황해 온 일본 여인들, 이제는 최소 여든을 넘긴 할머니가 돼 버린 '일본 제국주의'의 또다른 희생자 24명이 마침내 특급호텔을 능가하는 안식처를 얻었다.

경주 나자레원(구정동) 구내 440평 대지에 연면적 400여평의 아담한 2층 짜리 보금자리 '나자레 요양원'을 새로 지어 8일 입주한 것. 경주의 여느 특급호텔들 보다 나은 시설을 갖춘 방이 27개. 할머니 마다 방 하나씩을 차지하게 됐다.

이들은 유학·노동·징용 등으로 일본에 갔던 한국 청년들과 결혼했으나 한국에 따라 나온 뒤 이미 부인이 있음을 알게 됐거나 일본여자라는 이유로 시댁에 의해 쫓겨났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가 김용성(84·현 나자레원 이사장)씨의 보살핌을 받아 1972년 이곳에 정착했었다. 김이사장은 이들 외에도 전국에 흩어져 혼자 사는 일본인 할머니 100여명을 돕고 있다.

나자레원에는 또 125명의 국내 노인들이 사는 요양원(3개)들과 60명 아이들의 집 '성애원'등이 일본 할머니 집과 함께 4천평 대지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8일 새 집으로 이사한 이와자끼(84)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의 나라에 왔다가 홀몸이 됐지만 회한은 없다"며 활짝 웃었다.

8일 있은 준공식에는 일본재단 소노 아야꼬(曾野綾子) 회장, 부산주재 호리 타이 죠(堀泰三) 총영사, 이원식 경주시장, 김용성 나자레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집은 일본재단측이 돈을 내 지은 것. 얼마 전 숨진 훈할머니 처럼 외국 땅을 떠돌며 우리말 조차 잊어야 했던 위안부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일본 교과서 왜곡과 맞물린 상황이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대목이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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