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제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장애인들은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이 바로 (정신적인) 장애인이죠"
올해로 40년째 지체장애아들을 돌보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인제요양원·인제재활병원 조만섭(41) 원장. 그는 몸과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지체장애아들의 대부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지난 88년 28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님이 하시던 일을 물려받은 이후 한번도 장애인 사랑을 후회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내 가족이며 내 자식들이니까요"'
조 원장은 어릴때 부터 인제요양원의 전신인 지체장애인 영아시설 경북 대천원에서 아버지가 돌보는 지체장애아들과 뒹굴며 자연스레 장애인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그래서 1명의 장애인 자식도 돌보기 힘들여 버린 지체장애 고아 120명을 포함 모두 153명의 장애아들을 친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자활을 돕고 있다. 매일 아침 원생 하나하나를 직접 씻기고 밥도 챙기고 하루 종일 같이 놀아주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다. "이쪽에서 싸움을 말리면 저쪽에서 울고 정말 정신없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이력이 붙었습니다"
조 원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 한꺼번에 3명이 숨졌을 때는 정말 방황을 많이 했죠. 죽어가면서 내 손을 잡던 아이들의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는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조 원장은 힘들여 키운 '자식'들을 번듯하게 키워 세상에 내보낼 때가 가장 보람있다고 했다. 빗나간 길로 접어든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직장을 잡아 나간 아이들이 훌쩍 커서 자신을 찾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바로 세상부모 이상의 기쁨이란 것이다.
흰머리를 뽑아주는 장애인 '손녀'가 생겼다고 좋아하는 조 원장, 그의 작은 바램은 '장애인 자식'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다. "대구에도 하루 빨리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훈련소가 생겨 그들이 사회로 나갈 수있는 길을 넓혀줬으면 좋겠어요"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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