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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삶-문헌자료엔 없는 현장감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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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으로 지난 1년간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머물면서 일제시대의 세토내해(瀨戶內海)지역 어민의 한국 근해어업과 이주어촌 건설에 대하여 현지조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바 있다. 문헌자료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을 체득할 수 있었다는 사실과, 현지에서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자료를 많이 수집할 수 있었다. 생소한 지역을 방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역시 어려움을 감내한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새삼스럽게 유학시절 지도교수의 '발로 쓰는 역사'의 중요성을, '지역에 새겨진 역사, 지역과 함께 전해져 온 역사를 지역의 향기와 함께' 퍼올리는 역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말씀이 기억에 되살아 났다.

목하 교육의 위기를 전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공허한 지식의 전달 교육보다 생활현장에 바탕을 둔 살아 숨쉬는 정보를 스스로 채집하고 이를 재구성하는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리나 화학에서 실험실습이 중요하듯이,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생활터전에 바탕을 둔 현장감 나는 교육이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하겠다.

히로시마에서 강의할 기회가 주어져 학생들과 접한 결과, 당시 히로시마 근해의 어민이 명치유신 직후부터 조선근해에까지 돛단배로 죽음을 무릅쓰고 가서 어업을 하고, 나중에 이주하여 어촌경영을 한 역사적 식민사실을 이야기하니, 금시초문이라며 놀라워하였다. 더욱이 근세에는 '조선통신사'라 하여 400~5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각 지역 일본인의 안내를 받아 가며 12번이나 세토 내해를 거쳐 에도(江戶, 지금의 동경)까지 왕래하면서, 히로시마현의 시모가마가리(下蒲刹) 섬에서 숙박한 사실을 이야기 하니 더욱 놀라워하며 관심을 보였다. 때마침 불고 있는 김치나 불고기 등 한국 식문화의 붐과 더불어 한국방문을 결심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서 이문화(異文化) 이해의 지름 길이 여기에 있음을 실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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