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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文化財 절도, 승려·경찰도 가담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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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보물급을 포함한 문화재 1천여점을 훔치거나 유통시킨 혐의로 한국고미술협회 전직 간부, 사찰 주지, 현직 경찰관 등 밀매범들이 대거 적발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전국 사찰의 불상 안에 봉안된 복장(伏藏)유물, 고택이나 서원에 보관된 그림·서첩 등을 주로 뒤져온 이들 전문털이범들이 훔치거나 유통시킨 문화재 중에는 용비어천가 진본, 해인사 판당고 중수발원문, 능엄경언해 활자본, 대반야바라밀경 등 국보·보물급 문화재들이 수두룩해 충격을 안겨 준다.

이들 문화재 중에는 일본으로 밀반출됐다가 '되찾은 우리 문화재'로 둔갑돼 재반입하는 신종 '세탁 과정'을 거친 것들도 적지 않으며, 부처님 뱃속까지 뒤지는 데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동원되기도 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문화재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전문가나 승려들이 '아는 도둑'이 되고, 적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경찰관이 망을 봐주기도 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복장유물에 손을 대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라는 불교계의 관리 허점과 골동품 시장에서 다른 문화재들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기 때문에 도난당한 사찰이 무엇을 잃어 버렸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특히 불교문화재의 95%가 즉시 팔 수 있는 비지정 문화재인데다 장물거래의 공소시효가 5년밖에 안되고, 전문수사 인력도 없어 문화재 도난에 관한 한 한국은 아직도 '미제사건의 왕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상당수의 문화재들이 해외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복장유물에 대한 철저한 실태 조사, 박물관 보관 방안 등 특단의 대책이 따라야 한다. 전문수사 기관 설립과 처벌 강화가 요구되며, 중개상을 포함한 전국민이 파수꾼으로 나서는 사회적인 감시망도 자리잡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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