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의 후원회는 '비주류만의 잔치'였다. 당초 축사를 하기로 했던 이회창 총재는 긴급 총재단회의 등 돌발사태로 참석하지 못했고 박근혜.이부영 부총재 등 이른바 당내 비주류와 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인제.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권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참석자도 500여명으로 예상보다 적었다. 이 총재의 불참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불가피한 사정임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김 의원과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게 됐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다.
박 부총재는 축사에서 "다수 의견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김 의원은 당을 위해 아무나 하기 힘든 고언을 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 부총재는 아예 "우리는 비주류"라고 했다. 그는 "비주류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기형적으로 갈지 모르는 당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신념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삼족론(三足論)'으로 화답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튼튼한 솥이 되기 위해서는 실정(失政)에 대한 비판과 견제, 정치개혁, 지역화합이라는 세개의 발을 가져야 한다"며 "비판.견제의 다리는 튼튼하지만 정치개혁과 지역화합의 다리는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주류가 튼튼히 서고, 쓴소리하는 비주류도 튼튼히 서야 한다"며 비주류 옹호론을 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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